[뉴스룸 레터] 걔들은 빼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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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김종인 더민주당 전 비대위 대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정의화 전 국회의장이 만났습니다. 정계에서 회자되는 개헌, 제3지대론과 맞물려 관심을 끄는 모임이었습니다. 모임 직후 김종인은 제3지대라는 말 대신 비패권지대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자꾸 자신을 제3지대라고 주장해 헷갈리니 선을 긋자는 것입니다. 정의화는 이를 정상지대라고 했습니다. 친박·친문은 비정상이니 그들을 제외한 정상적인 영역에서 세력을 모아 새 길을 모색하자는 뜻인 듯합니다. 표현은 달라도 지향점은 비슷합니다. 친박과 친문이라는 패권주의적 양 극단세력을 제외한 영역에서 세를 모아 대선 주자를 만들어보자는 것입니다. 친박과 친문이 각자 공고한 지지층을 갖곤 있지만, 대다수 국민은 중도로 수렴할 것이라는 기대하에 나타난 움직임입니다. 이게 얼마나 확장력을 지닐지는 예단하기 어렵습니다. 아직 대선까지는 시간이 많이 남았습니다.

국회에선 지금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해임건의안 표결을 앞두고 여야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국민의당의 표심이 변수인데, 강경 기류가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전언입니다. 이를 의식해 정부·여당은 신종 필리버스터를 선보였습니다. 대정부 질문은 정해진 시간대로 하되, 국무위원의 답변을 길게 늘여 시간을 보내는 식입니다. 국회법상 질문자의 발언 시간은 15분, 의사진행 발언은 5분이지만, 국무위원 답변시간은 무제한입니다. 새누리당 첫 질문자 정우택 의원은 모두발언과 질문은 짧게 하고 황교안 총리의 답변을 길게 듣는 방식으로 50분가량 보냈습니다. 이런 광경이 몇 시까지 이어질지 구경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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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연봉제 반대를 내건 금융노조의 파업이 있었지만 은행들은 혼란 없이 영업을 했습니다. 참가 인원은 금융노조 주장 7만5000명, 금감원 추산 1만8000명입니다. 영업점이 많은 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의 파업 참가율은 상당히 낮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 오후 3시께 도심의 한 대형은행 지점을 찾았더니 창구직원들이 제자리에 다 배치돼 있어 기다리지 않고 일을 볼 수 있었습니다. 파업의 동력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막아보겠다는 금융노조의 계산은 어긋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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