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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걸려도 완벽한 복구를"|항의전화 빗발 부실공사 여부 철저히 조사돼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4일밤 늦게 독립기념관이 불타고 있다는 뉴스가 전해지자 화인과 책임소재를 따지는 시민들의 항의전화가 보도기관에 빗발쳤다.
흙 한줌, 기왓장 한 장까지 국민의 성금으로 이뤄진 독립기념관 화재소식의 충격속에 아연해진 많은 시민들은 부실한 공사, 미비한 화재예방조치를 나무랐다.
강남의 돌반지를 성금으로 냈다는 한 주부는 『이게 무슨 변괴냐. 전시될 유물의 피해는 없느냐』며 궁금해했으며 일부 시민들은 『영구 건물이어야 할 독립기념관이 얼마나 허술했으면 개관도 하기 전에 불타버렸느냐』고 분노를 표시하고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려야 한다고 따졌다.
한편 많은 시민들은 귀중한 유물이 무사한 것은 불행중 다행이라며 새로 복구되는 본관건물은 더욱 완벽한 시설을 갖춰 다시는 이런 불행이 되풀이되어서는 안된다고 입을 모았다.
▲구건회씨(광복회 총무부장)=독립기념관 건립은 광복회회원들의 꿈이요 소망이었다. 회원중에 이원호옹(97·광복회고문)은 「죽더라도 독립기념관에서 죽겠다」며 개관식 날을 손꼽아왔다. 3천여 회원들이 이토록 준공을 고대해온 독립기념관이 하루밤 사이에 불탔다니 믿어지지 않는다.
8백억원의 대역사를 진행하면서 화재예방대책은 전무상태였다니 한심스럽다.
현장에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는 소방차 한대 없었다니 감독관청은 무엇을 하고있었는가.
관계당국은 이번 화재의 원인을 철저히 규명해 다시는 이같은 비극이 재현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김순옥씨(주부 경기도과천시별양동주공아파트 503동)=국민정성으로 쌓아올린 독립기념관이 하루밤새 전소한데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 그동안 그토록 부실공사를 할 수 있었나를 생각하니 이번 사건의 책임문제는 철저히 규명돼야 할 것 같다.
우리 민족이 후세에 영원히 남겨줄 큰 공사를 짧은 기간내에 완공시키느라 너무 무리한 공사를 해온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이제는 늦더라도 시간적 여유를 갖고 기초부터 튼튼히 다시 세워야한다.
유물이 무사한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다.
▲김서준교수(서울대 국사학과)=유물이 무사한 것이 천만다행이다.
너무 촉박한 기한에 공사를 끝내려다 부실공사를 한 것이 참화의 원인이 된 것 같다.
국민들의 정성으로 싸아지는 독립기념관인만큼 이번 사건을 교훈남아 몇년이 늦어지더라도 새롭게 시작하는 심정으로 복원해야 하겠다.
차제에 그동안 문제점으로 드러났던 환경과의 조화 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결코 서두르지 말고 착실한 공사를 해주길 바란다.
▲오재관씨(서울YMCA시민중계실 간사)=예상할 수도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다. 국민의 현금으로 기와한장부터 세워진 독립기념관이 어이없이 화재사고를 당했다니 당연히 관리자 감독자 시공업자에 대한 엄벌이 있어야 할 것이다.
이제까지 얼마나 많은 관주도 공사의 부실이 문제됐는가. 하물며 독립기념관까지.
이번 사고는 사고 자체도 엄청난 것이지만 그보다 관주도 공사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심화된다는데 더 큰 문제가 있다.
국민의 세금, 국민의 헌금을 관리하고 시행하는 관리자로서 관의 세심한 주의가, 조심성이 있어야 이같은 어처구니없는 일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다.
▲이호철씨(소설가)=민족의 뜻을 모아 만든 독립기념관이 불타다니 안타깝다.
화인이 누전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중요한 건물을 지으면서 누전에 대한 예방조치도 취하지 않았다니 답답하다.
▲박철우씨(48·변호사)=개인의 주택공사도 아니고 온국민의 관심이 쏠린 역사적 건물을 지으면서 화재등 사고에 이렇게 무방비한채 공사를 진행시켜온 강심장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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