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고임금 은행원의 파업, 국민은 외면한다… 철회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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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 김성룡 기자

금융노조가 23일 대규모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국민적 공감대가 없는 파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임 위원장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9개 은행장과 만나 금융노조 파업에 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임 위원장은 “고임금을 받는 은행원들이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대화를 거부하고 파업을 강행한다면 국민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고통을 분담하고 있는 근로자들과 취업전선에서 밤잠을 설치고 있는 청년들을 생각하면 가진 자의 이번 파업은 정당성을 얻을 수 없다”라고도 했다. 금융노조가 은행 점포에 ‘23일 정상영업이 불가하다’는 안내문을 부착한 것에 대해서는 “금융업 종사자로서 책임감을 무참히 저버린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금융노조는 성과연봉제 거부를 파업의 명분으로 내걸고 있다. 임 위원장은 “성과연봉제는 일 잘하는 사람을 정당하게 대우하자는 것”이라며 “민간에 일반화된 성과연봉제를 금융회사만 반대한다면 무사안일, 철밥통이란 비난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은행장들에게는 “노조와 개별 직원을 대상으로 파업을 철회할 수 있도록 설득해달라”고도 했다. 파업이 강행될 경우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지키도록 근태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파업 참여를 조합활동으로 보고 가점을 주는 핵심성과지표(KPI)운영에 대해서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총파업 경고에도 대화에 나서지 않았던 금융위원장이 파업을 방해하는 부당노동행위를 부추기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노조는 2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총파업에 전체 조합원 10만 명을 참여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노동계는 22일부터 성과연봉제 철회를 목표로 연쇄파업을 벌여 나간다. 한국노총 소속 전국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공공노련)은 22일 오후 서울역에서 5000명 규모의 결의대회를 연다. 이후 23일 금융노조, 27일 공공운수노조, 28일엔 보건의료노조의 파업이 이어진다. 29일엔 한노총과 민노총이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6만 명 규모의 집회를 연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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