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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사설

모두가 승자인 리우 패럴림픽 선수단에 박수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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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2016 리우 패럴림픽이 12일간의 열전을 끝으로 어제(한국시간) 폐막했다. 한국은 금메달 7개, 은메달 11개, 동메달 17개를 얻어 종합 20위로 대회를 마쳤다. 스포츠 자체가 인간 의지의 표현이지만 패럴림픽은 더욱 각별하다. 모든 선수가 도전과 극복의 인간 드라마를 쓰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 마라톤 동메달로 대미를 장식한 휠체어 육상 김규대 선수는 세 번의 패럴림픽에서 4개의 동메달을 땄다. 해군 특수전여단(UDT)에서 강하 훈련을 받다 낙하산이 펼쳐지지 않아 하반신 지체 장애인이 됐지만 스포츠를 통해 불굴의 군인정신을 이어가고 있다. 뇌병변 1급 장애인인 전민재 선수는 여자 육상 200m(장애등급 T36)에서 런던 패럴림픽에 이어 두 번째 은메달을 땄다. 전 선수는 발가락으로 “혼자 눈물을 삼키고 자신을 다독이며 나와의 외로운 싸움을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훈련했다”는 내용의 편지를 써서 시상식에서 공개했다.

뇌병변 2급 장애인 조기성 선수는 100m·200m에 이어 50m까지 제패하며 한국 패럴림픽 수영선수로는 처음 3관왕에 올랐다. 조 선수는 “수영 덕분에 세상 바깥으로 나올 수 있었다”며 “장애인들에게 스포츠는 사회로 나갈 수 있는 기회인데 나와 같은 처지에 놓인 친구들이 당당히 세상으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장애인 스포츠의 가치를 역설했다.

이처럼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사람은 정신이 건강하다. 스포츠가 준 선물이다. 전체 순위나 메달의 색깔, 경기의 승패를 떠나 패럴림픽 참가자 모두가 승자인 이유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당당히 승리한 패럴림픽 참가자에게 축하의 박수를 보낸다.

한국은 2년 뒤 평창 겨울올림픽을 치른 직후 겨울 패럴림픽을 처음 개최한다. 지금부터 만반의 준비로 손님 맞을 채비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가장 신경 써야 할 일은 장애인 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다. 그동안 패럴림픽 선수들은 비장애인 올림픽 선수들과 평등한 대우를 받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관심과 지원에서 상당한 격차를 보여온 게 사실이다. 그 격차를 줄이는 일은 한국 사회를 보다 인간적으로 만들어 가는 과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