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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함 오간 교개심 회의 정회 소동까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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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국민호응 낮아 실망
○…부천시 「성 폭행사건」이 정치마당으로 불똥이 뛸 조짐이 보이자 인천지검의 검사 9명을 동원, 13일간이나 철야수사를 해온 검찰은 노력에 비해 국민의 호응도가 낮자 크게 실망하는 눈치.
인천지검에는 매일 새벽 2∼3시까지 붐이 환하게 켜져 있는 등 단일사건으로는 전례 없는 수사력을 동원하는 듯 했고 대검 관계자들도 연일 머리를 맞대고 회의를 거듭 한데다 일요일인 13일에도 서간권 검찰총장·정해창 차장 등이 밤11시가 넘도록 청사에 남아 숙의를 거듭.
조사 받던 경찰관졸도
○…10여일 째 계속된 부천서 사건 수사로 인천지검 관계자들이 녹초가 되였던 14일 밤 조사를 받던 경찰 간부가 졸도하는 소동이 벌어져 검찰관계자들이 긴장했었다는 후문.
14일하오 8시30분쯤 조사를 받기 위해 인천지검 3층 대기실에 나와있던 부천서 박성룡 조사계장이 계속되는 수사로 인한 과로와 고혈압으로 쓰러져 병원에 옮겨지는 소동이 벌어졌다는 것.
검찰은 박 계장이 문 형사에게 권양 수사를 지시하면서 『오늘밤 그런 방법으로 조사하라』 고 했다는 부분에 대해 조사하려 했다가 졸도 소동 바탕에 다음날까지 조사를 하지 못했다고.
반드시 경이 입회
○…서울시내 각 경찰서는 최근 「부천경찰서 사건」에 쇼크를 받은 듯 여성피의자가 관련된 사건에 대해서는 극히 신중하게 대처하는 모습들.
북부경찰서의 경우 「부천경찰서 사건」 이 알려진 지난 9일 이후 서재정 형사계장이 형사들에게 『여성피의자를 조사할 때 꼭 2명 이상이 담당하라.』 고 아침저녁으로 신신당부.
또 이 경찰서 조사계 칠판에는 『여성피의자는 단독수사를 금함』 이라는 지시사항이 쓰여 있는가 하면 성북 경찰서의 경우는 여성피의자를 조사할 때는 여경을 입회시키도록 하는 등 각 경찰서가 「말썽」 방지에 총력전.
원색적 발언들 오가
○…대입· 고입제도 개선, 기부금 입학제 등 전 국민의 관심이 쓸려있는 정책과제를 심의한 15일 교육개혁 심의회 전체회의는 주요 쟁점 토의에서 원색적인 고함소리가 오간 끝에 정회소동을 빚고 상정 안건을 3건이나 남겨둔 채『빨리 끝내고 가자』 는 발언이 나오는 등 대체적으로 분위기가 비교육적이었다는 중론.
문제의 발단은 「고교평준화 정책 보완」 심의 중 고교별 전형 안을 제시한 1분과위와 평준화의 유지를 주장한 2분과위의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된 가운데 한 위원이 평준화 정책의 시행배경을 구시대의 고위층과 장관 등 특정인과 결부시켜 폐지를 주장하자 다른 위원이 이를 반박한데서 원색적인 고함이 오가고 끝내 정회에까지 이르게 됐던 것.
또 상정예정이던 7개 안건 중 4건을 심의한 뒤 이날 회의의 초점인 대입제도 개선 안을 심의하기에 앞서 일부 위원이 『오늘밤엔 민방위훈련이 있으니 이만 끝내자.』 고 제의했으나 위원장과 제안 분과위원들의 심의강행 주장이 우세해 결국 하오 8시까지 회의를 진행.
이날 회의는 대입제도 개선 안 심의가 거의 끝나갈 때 전체위원 32명 중 16명만이 남아있자 위원장은 의결가능 여부에 대한 사무국의 유권해석을 요청, 『당초 출석인원은 22명으로 과반수를 넘었으므로 의결이 가능하다.』 는 말을 듣고 의결을 진행하는 촌극을 빚기도.
백학대신 백로 그려
○…서울대 총동창회에서 발행한 「서울대동창회보」 7월 호가 지령 1백호를 기념하는 특집을 실으면서 컬러표지 사진으로 학교 심벌인「백학」 대신 「백로」 가 날아가는 모습을 잘못 게재해 구설수.
표지사진 옆에는『모교의 교조인 학은 웅비하는 자세와 고결함이 돋보일 뿐더러……창공을 향해 비상하는 자세에서 우리는 「서울대인」 의 기상을 본다.』 는 거창한 사진설명까지 곁들여 동창회보를 받아본 교직원들은 아연실소.
한 교수는 교조인 백학을 백로로 착각한 것은『옥석을 구별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며 총동창회의 부주의를 탓하면서 『한국 제 1의 대학임을 자랑하는 서울대 동창회에서 교조를 착각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질까 두렵다.』 고 걱정.
사고원인조차 몰라
○…지난10일 서울 전농동 부림관광 호텔 엘리베이터 추락사고를 수사중인 서울 청량리 경찰서는 사고원인 조사를 공업 진흥청에 맡겨 놓은 뒤 사고발생 1주일이 넘도록 정확한 추락원인을 밝혀내지 못한 채 사고조사에 늑장.
청량리 경찰서는 사고 직후에도 숨진 김양과 함께 부림 호텔에 놀러갔던 김모양(22)을 찾지 못해 사고당시의 진상파악에 소홀했는가하면 사고 직후에는 숨진 김양 등이 『1층에서 9층으로 올라가다 변을 당했다.』고 했다가 불과 몇 시간 뒤에는 『9층에서 1층으로 내려갔을 수도 있다.』고 하는 등 갈팡질팡.
이에 대해 청량리 경찰서의 한 간부는 『귀중한 인명이 2명이나 죽었는 데다 조사 결과에 따라 피해자 가족들의 보상문제, 부림호텔 엘리베이터 제조회사인 S전기 등의 책임 여부가 달려있어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 고 딴전.
발족됐지만 할 일 없어
○…내무부는 지자제 실시 준비작업의 하나로 월초「실무기획단」을 새로 구성, 발족시켰으나 막상 할 일이 뚜렷치 않아 기구가 자리를 못 잡고 공중에 뜬 인상.
그것은 그 동안 지자제 작업을 지방기획과·재정과·세제과 등 관련 국·과별로 꾸준히 해오던 터여서 실무기획단이 할 일이란 각과에서 하는 작업을 종합, 위에 보고하는 정도밖에 안돼 실무 국· 과의 입장에서는 「재주는 곰이 넘고 생색은 누가 내는」옥상옥의 기구라는 반응도 나오는 형편.
그렇다고 법령개정안 마련 등 작업을 모두 기획단에서 맡기에는 인적 구성이나 관련업무의 파악 등 실무능력에서 역부족인 실정이어서 기획단이 자리를 잡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듯.
일부에서는 『산림청의 농수산부 이관 등에 대비, 내무부가 「제 식구」 들을 데려오기 위해 옥상옥의 기구를 만든 것.』이라고 꼬집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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