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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분석한 '부산행' '터널' 흥행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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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부산행`의 한 장면. [NEW]

최근 크게 흥행한 '부산행' 터널' 등 두 편의 재난영화에 대해 북한 매체가 흥행요인 분석을 내놨다.

남한의 흥행영화에 대해 북한이 관심을 보이고, 흥행 이유까지 분석한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부산행'은 16일 현재 1156만명의 관객을, '터널'은 710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북한 인터넷 선전매체 '메아리'는 지난 3일 '부산행'과 '터널'의 흥행과 관련, "최근 남조선에서 재난물 영화들이 커다란 인기를 끄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 전문가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며 "지난 시기 미국 헐리우드(할리우드)의 재난물 영화에 밀려 제대로 상영되지도 못하던 남조선 재난물 영화가 이처럼 전례 없이 대(大)인기를 끌고 있는 원인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부산행'에 대해 "부산행 고속열차를 타고 가던 주인공이 순식간에 좀비(의식은 없이 몸만 움직이는 사람모양을 가진 괴물)들에 의해 끔찍한 재난을 당하게 되자 여기서 벗어나기 위하여 필사적으로 발악하는 내용"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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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터널`의 한 장면. [쇼박스]

영화 '터널'에 대해서는 "날림식 공사로 하여 갑자기 무너진 동굴 안에 갇히게 된 주인공이 살아남기 위해 벌리는 몸부림과 그를 구원하려는 구조대원들,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전문가들은 그 원인이 남조선 사회의 실상을 그대로 반영한 데 있다고 보고 있다"며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를 통해 드러난 남조선 보수 당국의 무능력을 신랄히 폭로하였다"고 해석했다.

매체는 또 "두 영화는 사건의 배경이 서로 다르지만, 등장인물들의 형상과 작품의 형상수단, 대사 등에서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사태 당시의 참혹한 피해 상황과 당국의 무능력을 그대로 재현시켰다"고 덧붙였다.

이어 매체는 "두 영화가 재난을 당한 고속열차와 지옥 같은 동굴을 기본 무대로 설정함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고속성장'과 '선진국 진입'을 떠드는 남조선이 직면한 심각한 처지와 희망이 보이지 않는 앞날을 느끼도록 해준다"며 "박근혜가 집권한 후 남조선이 더욱 사람 못살 인간 생지옥이 됐다. 그래서 지난 시기 인기 없던 재난물 영화가 관객들의 대인기를 끄는 이례적인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네티즌들은 "정부의 무능이 영화 내용에 녹아있는 건 사실이지만, 북한이 할 말은 아닌 것 같다" "그래도 남한은 정부의 무능을 비판하고, 이를 반영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자유는 있다"는 등의 반응을 보였다.

그리고 '메아리'의 주장에 틀린 팩트도 있다고 지적했다.

해운대를 덮친 쓰나미를 소재로 한 '해운대'(2009년)가 1132만 관객을 동원하고, 초고층 주상복합빌딩의 화재 속에 피어난 인간애를 그린 '타워'(2012년)가 518만 관객을 모으는 등, '부산행' '터널' 이전에도 재난영화가 흥행장르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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