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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무시했던 CCTV 꽃미남 앵커, 결국 법정에 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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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고위관리 부인들의 정부(情夫)로 불렸던 루이청강(芮成鋼·39) 전 CCTV(중국중앙텔레비전) 앵커가 2년여의 조사를 받고 이달 하순 법정에 선다고 중화권 언론들이 보도했다.

루이청강은 2014년 7월 생방송 직전에 돌연 간첩 혐의 등으로 체포됐다.

그에게 간첩 혐의가 씌워졌지만, 그의 진짜 죄는 링지화(令計劃) 전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부주석의 부인 등 고관 부인 20여명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것이라고 중국 언론들은 보고 있다.

고관부인들을 농락한 그에게 사실상 괘씸죄가 작용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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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현지 언론들은 이달 하순 재판을 앞둔 그에게 간첩 혐의가 적용되지 않고, 뇌물 수수 및 공여 혐의만 적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CCTV 재경채널 부편집장 리융(李勇)에게 40만 위안(약 6500만원)의 뇌물을 주고 자신이 20만 위안의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 정도의 뇌물 수수액으로는 사실상 큰 형량의 처벌이 내려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루이청강은 준수한 '꽃미남' 외모와 뛰어난 영어실력 등으로 인기를 끈 CCTV 간판 앵커였다.

2003년 CCTV에 입사한 뒤, 각종 간판 경제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았다. 그리고 박근혜 대통령 등 해외 정상 30명과 글로벌 기업 CEO 300여명을 인터뷰했다.

2013년 6월 방중을 앞둔 박 대통령을 청와대에서 인터뷰한 뒤 함께 사진찍기를 청하며, 박 대통령을 '큰누나(朴大姐)'라고 부른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박 대통령은 그에게 "살아가는 동안 마음이 편하고 도리에 맞게 살면 그것으로 좋다"는 뜻의 경구를 적어줘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오만하고 스타 의식이 지나치다"는 비판도 받았다. 자만심이 지나치고, 민족주의 성향도 강해 종종 구설에 올랐다.

2007년 중국 자금성 안에 세계적인 커피전문점 브랜드 스타벅스가 들어서려 하자 자신의 블로그에 "중국의 정신을 갉아먹는 것"이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일으켰다.

한국인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기도 했다.

2010년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기자회견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국 기자들의 질문을 받겠다"고 말했음에도, 그는 손을 들어 "나는 중국인 기자다. 하지만 아시아를 대표해 질문을 하겠다"며 질문을 강행해, 오바마 대통령을 포함한 참석자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당시 그는 국내 네티즌들로부터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아시아를 대표한다는 것이냐"는 비난을 받았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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