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대통령 “오바마 욕한적 없어…언론이 오역”

7일(현지시간) 라오스 비엔티안의 국립컨벤션센터에서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 갈라 만찬이 열렸다. 오바마 대통령이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과 함께 단체기념사진촬영을 기다리며 담소를 나누는 동안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도착하고있다.[로이터=뉴스1]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나는 오바마를 언급한 적이 없었다”며 욕논란에 대해 언론의 오역 탓이라 주장했다.

9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일간 더스트레이츠타임스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현지 필리핀 교민들을 만나 “나는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며 “꼭 확인을 해보라”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이것은 언론의 오보”라면서 이미 필리핀 현지 방송사인 TV5 측이 욕설 관련 기사가 오보라고 밝혔다고 강조했다.

이어 자신이 쓴 “뿌땅이나”란 표현은 곧이 그대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 며 “이 표현은 모든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뿌땅이나(putangina)는 ‘제기랄(son of a bitch)’ 혹은 ‘세상에(son of a gun)’ 같은 것(감탄사)이다. 이것은 (문자 그대로) ‘창녀의 아들’과 같은 것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 5일에 인권유린 논란을 부른 마약범 소탕전과 관련해 오바마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문제를 제기할 경우 “개XX(putangina, 영어로 ‘son of a bitch’라는 뜻의 타갈로그어)라고 욕할 것”이라고 말해 욕설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다음날 라오스에서 예정됐던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이어 백악관 대변인은 “오바마 대통령은 두테르테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갖지 않는다”며 “대신 박근혜 대통령과 회담한다”고 발표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