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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붐타고 레토르트식품개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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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전혀 요리하지 않고도 데우기만하면 데우기 식탁을 차릴수있는 레토르트식품이 레저붐과함께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자장·카레·하이라이스등의 소스가 주류를 이루던 80년대 초반이래 미트볼·햄버그스테이크등 서양식품들이 점차 개발되었으며, 근래에는 쌀밥·팥밥·김치찌개·된장찌개·비빔밥등 한식레토르트식품들까지 선보이고있는 것. 현재 삼양식품·오뚜기식품등 국내 3개식품 업체에서 생산·시판중인 레토르트식품은 20여종에 이른다.
레토르트라는 고압솥에서 섭씨 1백20도정도로 4분동안 가압살균처리한 레토르트식품은 내열성의 얇은 플래스틱 필름과 알루미늄박으로 포장, 쉽게 데울수 있을뿐더러 휴대하기 가볍고 사용후의 뒷처리가 수월하게 되어있다. 따라서 그동안 군사용비상식량이나 해외교포및 해외출장이 잦은 사람들을 위한 간편식으로 레토르트파우치식품이 이용돼 오다가 일반화되는 추세. 보통온도에서 오랫동안(포장용기에 문제가 없다면 유효기간이 제조일로부터 1년6개월) 저장할수 있는것도 큰 장점으로 꼽히는데 『식품의 제맛을 살리려면 섭씨 l8도정도에서 보관하는것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끓는 물에는 레토르트식품을 봉지째 그대로 넣어 데우면 된다. 그러나 마이크로 오븐을 사용할 때는 갑작스런 열처리로 밀페포장용기가 터지지 않도록 2∼3개의 작은 구멍을 뚫거나 그 내용물을 그릇에 옮겨 담아 데우는것이 안전하다.
이처렴 간편한 레토르트식품이 나날이 다양해지고 있으나 서울을 중심으로한 고소득층의 거주지역에서만 주로 팔리는것은 결코 싸지 않은 가격때문.
업계측의 설명에 따르면 맛을 개선하기 위해 원가가 높아짐으로써 초기 3백원정도이던 소비자가격이 5백원쯤으로 올랐다는 것이다. 현재 시판중인 레토르트식품들은 대개 1인분씩 포장되어 있는데 수프가 3백∼5백원, 카레 5백원, 햄버거 7백∼8백원, 스파게티소스 7백원, 쌀밥과 팥밥이 각4백원, 김치찌개나 된장찌개를 곁들인 덮밥이 8백원, 비빕밥 1천원등.
레토르트식품이 첫선보인 일년 당시만 해도 연간 50억∼60억원의 판매고를 기록했으나 85년에는 업계가 판매최저선으로 보고있는 25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일부 육가공 레토르트식품은 기존상품이 생산중지된 상태.
주부 박인숙씨(42·서울 홍제동)는 『중국집에서 자장면을 사먹어도 7백원이면 되는데 5백원짜리 레토르트소스를 사서 밥을 짓거나 국수를 삵아야하니 너무 비싼셈』 이라고 처음에는 호기심에서 몇번 이용해 봤으나 라면처럼 물만부어 끓이면 먹을수 있는게 아니어서 이젠 잘사게 되지않는다는 얘기다.
연간1천억엔(약5천억원) 의 시장규모를 자랑하는 일본레토르트식품시장처럼 급속한 성장을 기대했던 국내업체들은 『아직 10년쯤 더 기다려야 그 소비가 보편화될것 같다』고 전망한다.<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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