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의 비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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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 사람은 어깨서 그리 인기가 높은가』-. 금주 타임지는 표지에 이런 제목을 소개하고 있다. 그림으로 그려진 「레이건」대통령 특유의 미소가 인상적이다.
최근 미국의 갤럽 여론조사는 그의 지지율이 68%나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재선 대통령으로 이런 예는 일찍이 없었다.
그 인기의 첫째 이유로는 「낙천가」라는 것이 꼽히고있다. 타임지는 「레이건」을 『미국적 마술의 걸작품』이라고 평했다. 가장 심플하고, 가장 복잡하지 않은, 생기 있는 인물이라는 것이다.
「레이건」이 즐겨 쓰는 말은 『아메리카 이즈 백』-, 마치 포로수용소에서 몇 년만에 애인이 풀려 나온 양으로 『미국이 되돌아봤다』고 외친다. 국민은 그 말에 환호한다.
그야말로 「레이건」은 오늘 미국의 국민적 영웅이 되고 있다. 전장에서 돌아온 영웅이 아니라 의회연단에서의 영웅, 올림픽(LA·1984년)을 주재한 영웅, 흘러간 영화 속의 「존·웨인」이나 「게리·쿠퍼」같은 대중적 영웅.
「레이건」이 이런 인물이 된 비결은 「F·루스벨트」와는 아주 대조적이다. 정부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의 목표를 「루스벨트」는 「최고」에 설정했었다. 그러나 「레이건」은 「최저」에 두고 있다. 정부는 될수록 참견하지 않는다는 주의다.
물론 「레이건」이 이 시대에 대통령이 되었다는 행운도 있다. 「J· F·케네디」대통령의 암살, 미국으로서는 두 번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월남전의 악몽, 워터게이트 사건과 함께 「닉슨」의 사임, 「카터」때의 이란인질사건, 그후 로마 클럽의 자원 고갈론…어둡기만 한 정치·경제 기상이었다.
그 모든 것의 우울증이 걷혀갈 무렵 「레이건」은 대통령이 되는 시운을 타고났다.
「레이건」의 인기는 젊은이들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에도 비결이 있다. 그의 낙천가적 기질은 젊은이들에게 희망과 활력과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그 젊은이들이 성숙해 이젠 미국사회의 중심이 되었다.
「레이거노믹스」로 불리는 그의 공급중시 경제정책은 재임 5년 동안 9백만 명에게 새 직장을 만들어 주었다.
그의 통치술은 간단하다. 먼저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간명하고 알기 쉬운 의제로 만들어 국민에게 제시한다.
가령 세금을 줄이고, 따라서 정부의 지출도 줄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국방력을 증강하고, 외교력을 강화한다는 식이다.
그 결과는 전쟁이 없었고, 국민들은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세상에 정치가 이처럼 명쾌하다면 천하가 태평할 것 같다. 과연 미국다운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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