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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장마 짧고 변덕 심하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금년도 장마는 지난해처럼 변덕을 부리지만 예년보다 짧게 끝날 것 같다. 지난 25일부터 시작된 장마전선은 1일 현재 제주도 남쪽까지 내려가 전국은 비교적 맑은 날씨를 보여 한동안 장마를 잊게 했다. 여름기상을 좌우하는 장마의 활동상황을 알아본다.

<장마와 여름날씨>
장마는 여름철 극동지방에 나타나는 독특한 기상현상의 하나.
우리나라는 장마기간중 내리는 비가 연간 강수량의 50%를 넘는 때가 많아 농업·수자원확보에 장마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 보통 6월말이면 사할린섬 북쪽 오호츠크해에 중심을 둔 「오호츠크해기단」과 북태평양의 온난다습한 「북태평양기단」이 만나 장마전선을 형성한다. 두 기단의 경계면을 따라 중국 양자강유역에서 일본까지 이어지는 길다란 전선대가 만들어지는데 그 폭은 3백∼7백㎞.
이 전선대가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우리나라에 비를 뿌린다. 여기에 양자강유역에서 생긴 저기압이 동쪽으로 이동해으면 2∼3일을 주기로 비가 내리게 된다.
이 저기압은 기단을 자극시켜 한번에 3백∼4백mm라는 많은 비를 쏟아부어 물난리를 일으키기도 한다.
장마기간이라도 오호츠크해 고기압이 한반도로 내리뻗거나 북태평양 고기압이 크게 발달해 우리나라를 덮으면 날씨는 갑자기 좋아진다. 이것이 계속되면 가뭄이 오게된다.
따라서 장마전선이 한반도를 적당히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비를 뿌리는 것이 가장 좋다. 그래야 홍수도 없고 풍부한 수자원이 확보된다.

<86장마전선의 움직임>
중앙기상대는 올해는 장마전선이 큰 폭으로 이동하며 예년보다 조금빠른 15일께 소멸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선의 위치가 우리나라를 벗어났을때는 2∼3일간 날씨가 맑을때도 있어 연일 비가 오는 지루한 장마는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장마전선은 세력이 약해 예년보다 많은 비는 내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기온도 중순 이후는 평균보다 1∼2도 높아 20일이 지나면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될 전망.
기상대는 또 장마기간에 지역에 따라 집중호우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집중호우는 기상재해중 가장 대책을 세우기가 어려운 것으로 매년 한두차레 피해를 가져온다.
1904년부터 82년까지의 호우피해는 3백21건인데 7월에 1백3건(32.1%), 8월에 89건(27.7%)으로 나타났다.
요즘은 강이나 하천이 새롭게 정비 곳이 많아 물의 흐름이 빨라져 호우피해가 급속히 번질 위험도 있다.
서울의 홍수예보는 청평에서 한강인도교까지 걸리는 시간을 기준으로 하는데 그것이 7.5시간에 불과하다.
장마전선의 최대의 변수는 태풍.
이달중에 1개정도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기상대는 예보했다.
태풍과 장마전선이 묘하게 작용하면 예측할 수 없는 집중호우가 발생한다. 84년9월1∼3일까지 중부지방을 강타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1922년부터 84년사이 13회의 태풍성 홍수가 일어나 그때마다 큰 재산피해를 냈다.
아직까지 태풍의 예측은 거의 불가능하므로 아직은 기상통계를 토대로 면밀한 수방대책을 세울 수밖에 없다. <장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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