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금융기관 A매치 데이에서 빠진다…10월 15일 따로 시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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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올해 취업 시장의 ‘금융기관 A매치 데이’에서 빠지기로 했다. 10월 22일 필기시험을 보는 4곳(한국은행ㆍ산업은행ㆍ수출입은행ㆍ예금보험공사)과 달리 금감원은 일주일 앞선 10월 15일에 필기시험 전형을 실시한다. 금감원은 올해 5급 신입 공채 55명, 외부전문인력(경력직원) 10명을 합쳐 총 65명을 선발한다.

금융기관 취업준비생 입장에선 금감원 시험을 본 뒤 다른 한 곳에도 응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셈이다. 금융기관 A매치 데이는 연봉이 많고 안정적이어서 인기가 많은 5대 금융기관(한국은행ㆍ금융감독원ㆍ산업은행ㆍ수출입은행ㆍ예금보험공사)의 필기시험을 같은 날 치르는 것을 두고 취업준비생들이 붙인 말이다. A매치 데이는 원래 각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경기가 동시에 열리는 날을 뜻한다.

금감원이 시험을 따로 치르기로 한 데에는 “취업준비생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는 진웅섭 금감원장의 생각이 반영됐다는 게 금감원의 설명이다. 게다가 다른 금융기관보다 낫다는 금감원의 자존심도 작용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른 금융기관에 동시 합격하더라도 금감원을 선택하는 취업자가 많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존 직원의 사기가 진작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지난해까진 다른 4개 금융기관과 같은 날 시험을 치렀다. 2000년대 중반부터 고급인력을 다른 기관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같은 날 시험을 보던 관행 때문이다. 한은이 필기시험 날짜를 정하면 다른 기관이 그 날짜를 뒤따르는 식이었다. 지난해에는 5개 기관에서 260명을 뽑는데 4만2000명이 몰려 16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지역 발전 도모 차원에서 지방인재 채용 목표비율을 10%에서 20%로 올렸다. 영어점수의 경우 일정점수 이상(토익 730점, 텝스 670점, IBT 토플 79점 등)이면 만점을 부여한다. 지원서 접수는 9일 시작해 이달 말 서류심사, 10월 15일 필기시험, 11월 초 면접을 거쳐 외부전문인력은 12월 초, 신입직원은 내년 1월 초에 최종 임용한다.

이태경 기자 uni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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