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독-아르헨 30일 대망의 결승전|행운의 여신은 어느팀에 미소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마침내 최고의 드라머를 위한 최대의 무대가 펼쳐진다.
86멕시코월드컵축구 결승전 아르헨티나-서독의 한판승부가 세계 10억의 축구팬이 주시하는 가운데 30일상오3시(한국시간) 멕시코시티 아즈테카경기장에서 벌어진다.
역대우승횟수 6-6의 대륙간 균형은 어느 대륙의 우세로 끝날 것인지, 개최지 대륙팀 우승의 징크스는 깨질 것인지, 신기의「마라도나」와 냉정한 독일병정들의 조직력의 대결에서는 누가 이길 것인지, 숱한 화제거리를 담고 있는 양팀간의 격돌은 누구도 쉽게 승패를 장담할수 없지만 뜨거운 흥분과 감격을 불러일으키는 축구예술의 극치로 장식될 것만은 틀림없다.
현지 전문가들은 조심스럽게 아르헨티나의 우세를 점치고 있는 것은 사실이며 이번 대회의 결승까지의 성적·팀 분위기·갈수록 위세를 떨치고 있는 「마라도나」의 천재성등이 그러한 예측을 뒷받쳐 주고 있다.
그러나 월드컵의 특성인 파란과 이변이 결승전이라해서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은 역대대회의 발자취가 증명해 주고 있다.
50년 제4회 대회. 4개국이 벌인 결승리그에서 홈팀 브라질은 스웨덴을 7-1, 스페인을 6-1로 대파한 반면, 우루과이는 스페인과 2-2로 비기고 스웨덴에 3-2로 신승하는 등 누가 봐도 브라질이 우루과이에 이길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결승리그 최종전에서 우루과이가 2-1로 이겨 우승했다.
54년 스위스대회 결승전에서도 신화적인 득점기계 「푸스카스」를 거느리며 무적을 자랑하던 「환상의 팀」헝가리가 꾸역꾸역 올라온 서독에 3-2로 패했다.
서독은 1차리그에서 헝가리에 8-3으로 크게 진바 있었고 아예 적수로 평가받질 못했다.
74년 제10회대회. 「날으는 준족」으로 불리던 「요한·크루이프」를 정점으로 한 전원공격 전원수비의 소위 「토틀사커」를 선보인 네덜란드는 파죽지세로 결승까지 거침없이 올라왔다.
홈그라운드의 잇점외에는 별다른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서독은 그러나 결승에서 2-1로 네덜란드를 누르고 승리를 거뒀다.
78년 아르헨티나대회도 마찬가지.
준결승리그에서 승부조작설까지 뿌리며 간신히 결승에 오른 아르헨티나가 강호 네덜란드를 3-2로 꺾고 우승했다.
서독이 과거에 2번이나 역전우승극의 주인공이었다는 점은 특히 관심을 끈다.
당시 상대팀에는 「푸스카스」와 「크루이프」라는 세기의 축구스타가 버티고 있었고 지금 아르헨티나엔 「마라도나」라는 불세출의 스타가 세인의 갈채를 한몸에 받고 있는 양상이 똑같다.
이번 대회에서도 아르헨티나는 승승장구했으며 서독은 위태롭게 올라왔다.
행운의 여신은 과연 어느팀에 미소를 던질 것인가-.
하루앞서 29일 상오3시에는 프랑스-벨기에의 3-4위전이 벌어진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