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명 숨진 파리 테러, 희생자 더 늘 뻔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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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지난해 11월 130명이 숨진 프랑스 파리 테러는 네덜란드까지 목표로 한 더 큰 테러일 뻔했다고 미국 CNN 방송이 보도했다. 당시 프랑스·독일의 친선 축구가 열린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과 바타클랑 극장, 식당·카페 등 6곳이 공격을 받았다. 그러나 여기에 쇼핑몰과 수퍼마켓 등 인구 밀집 장소와 네덜란드 등이 대상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CNN이 9만 쪽에 달하는 유럽 각국의 수사 자료를 입수·분석한 결과다.

또다른 테러범 여권 적발 입국 못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파리 테러에 직파한 테러리스트가 두 명 더 있었다. 알제리 태생 아델 하다디와 파키스탄 출신 무함마드 우스만이다. 파리 테러 당시 9명의 주범 중 8명이 테러 때 자폭하거나 경찰에 사살됐다. 둘은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에서 자폭한 시리아 여권 소지자인 아흐마드 알모함마드와 모하마드 알마흐모드와 한 팀이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초 시리아의 IS 지도자인 아부 아흐마드의 지시에 따라 시리아를 떠나 터키·그리스 노선을 통해 유럽으로 잠입하려 했다. 장 샤를 브리사르 프랑스 테러분석센터장은 아흐마드에 대해 “테러리스트를 모집하고 교육하고 이들에게 자금을 댄 IS의 인물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운명이 엇갈린 건 이들이 탄 배가 그리스 해군에 의해 적발되면서다. 알모함마드·알마흐모드는 그리스 당국의 심문을 통과했고 결국 프랑스로 입국할 수 있었다. 나머지 둘은 위조 여권인 게 적발됐다. CNN은 “그리스 당국이 하다디와 우스만을 체포한 덕분에 이들이 파리 테러에 가담할 기회를 잃었다”고 평가했다. 둘은 한 달 가까이 지나 풀려났고 다시 난민 행렬을 따라 11월 14일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 도착했다. 파리 테러 다음 날이었다. IS는 이후 모로코 출신 아비드 타바우니를 잘츠부르크로 보내 우스만과 접선토록 했다.

런던=고정애 특파원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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