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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레터] 또 셀프 개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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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김검. 스폰서 검사 파문의 두 주인공 중 한 명인 사업가가 고교 동창인 부장검사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일부입니다. 보내달라는 돈 입금했으니 받았는지 확인하라는 내용입니다. 너무 친해서인지, 둘 사이의 메시지엔 노골적인 내용들이 많다고 합니다. 메시지를 통해 그 부장검사는 친구에게 돈과 향응을 여러 차례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합니다. 검찰은 당연히 철저히 조사한다는 입장입니다.

양승태 대법원장도 부장판사의 뇌물 사건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끼친 심려에 대해 깊이 사과 드리며 앞으로 밝혀질 내용에 따라 엄정한 조치를 취할 것을 약속 드린다”고 했습니다. 판·검사들의 일탈은 개인 비리 차원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직업윤리와 양심의 마비는 사법당국의 권위와 신뢰를 근본적으로 허물어트립니다. 국민은 또 믿어보는 수밖에 없는가요. 셀프 조사와 셀프 개혁의 효력이 어떤지는 누구나 다 압니다. 그래서 국민들이 느끼는 참담함은 더 큽니다.

올 상반기 우리 국민이 해외에 나가 쓴 돈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금액으로는 13조6079억원입니다. 해외여행 소비가 왕성하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선 소비 위축을 걱정하는 판에, 공항에 나가면 출·입국장이 모두 버글거립니다. 불황에도 불구하고 해외여행은 꼭 가야 하는 것으로 돼 있습니다. 국내여행에서 얻는 만족도가 낮은 탓일 수도, 돈이 있어도 남의 눈치 보여 제대로 못 쓰는 분위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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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에 대해 정부와 채권단이 뒤늦게 지원책을 내놓았습니다. 대주주의 담보 제공을 전제로 해서입니다. 물류대란이라는 비상사태 타개를 위해선 신규 자금이 필요하다는 논리입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좀 헷갈립니다. 경영난에 빠진 기업 주주의 권리·의무를 동결하는 게 법정관리인데, 이제 와서 주주에게 담보 내라, 돈 빌려주겠다, 하고 있습니다. 한진해운 처리는 이처럼 준비 없이 진행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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