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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결혼식 못 올까봐…" 치매 아빠와 미리 웨딩 촬영한 美자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에서 치매에 걸린 아버지와 미리 웨딩사진을 찍은 쌍둥이 자매의 사연이 화제가 되고 있다.

ABC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 주에 사는 23세 쌍둥이 세라와 베카 덩컨은 치매에 걸린 아버지가 언제 곁을 떠날지 모른다는 예감에 미리 웨딩사진을 찍어두기로 했다.

자매는 현재 싱글이고 몇년 내로 결혼할 계획은 없었다. 하지만 결혼식장에 아버지 손을 잡고 입장할 수 없다면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함께 찍은 사진이라도 남기자는 게 그들의 아이디어였다.

아버지 스콧 덩컨(80)은 2012년 알츠하이머 치매를 진단받았고, 최근 건강이 더 악화돼 요양 시설로 옮겨 지내고 있다.

가상의 결혼식장은 이웃집 마당이었다. 사진작가는 친구가, 메이크업 아티스트는 어머니가 맡았다. 웨딩드레스와 부케는 친구들이 기부했다고 한다.

세라와 베카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부케를 든 모습에 아버지는 활짝 웃었다.

베카는 "모든 딸뜰은 아빠 손을 잡고 웨딩홀을 걷는 장면을 꿈꾼다"며 "우리 아빠가 그런다는 건 어마어마한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베카는 "아빠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우리 모습을 보는 것, 아빠의 미소는 우리에게 각별한 의미가 있다"며 "최고의 경험이었다"고 덧붙였다.

세라도 "아버지의 웃는 얼굴을 볼 수 있어서 행복하다"며 "지금 이 순간을 영원히 남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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