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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SLBM 러시아 잠수함에 중국 미사일 탑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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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노동신문]

지난달 24일 함경남도 신포 인근 해상에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에 성공한 북한의 잠수함이 서서히 베일을 벗고 있다. 미국 안젤로주립대의 브루스 벡톨 교수는 1일(현지시간) “이번에 발사된 북한의 SLBM은 중국의 SLBM인 JL-1과 판박이(carbon copy)”라며 “JL-1과 같은 것이거나 변종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두 미사일 모두 2단계이고, 고체연료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이유다. 두 미사일의 형상도 유사하다. 벡톨 교수는 “북한은 최근 몇년 사이 중국으로부터 이동식 발사대를 획득했다”고도 했다. 중국은 1980년대부터 10여년에 걸쳐 SLBM을 개발해 실전에 배치했다. 결국 북한의 SLBM 기술은 중국이 지원했거나, 북한 스스로 중국의 SLBM 기술을 확보해 개발에 이용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군당국의 판단대로라면 중국이 10여년 걸려 개발한 걸 바탕으로 북한이 4~5년만에 개발한 셈이다. 류제승 국방부 정책실장은 지난달 29일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 현안보고에서 “2012~13년 신포조선소 인근 지역에 (SLBM) 지상사출 시험장을 건설했다”며 “2014년 이후 20여 차례의 지상과 수중 사출시험과 비행시험등을 통해 SLBM 개발을 지속했다”고 말했다. 군당국이 2012년쯤 북한의 SLBM 개발 동향을 포착한 것이다.

군당국은 북한이 SBM을 쏠 수 있는 잠수함을 개조하는 모습을 2013년 가을쯤 최종 확인했다고 한다. 익명을 원한 군 관계자는 “북한은 1990년대 중반 SLBM 발사가 가능한 러시아의 골프급(3500t) 잠수함을 고철로 도입한 뒤 이를 바탕으로 2000t급 잠수함을 만다는데 성공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번에 북한이 발사한 잠수함을 러시아(옛 소련)에서 들여왔다는 관측도 있다. 결국 미사일을 발사하는 잠수함은 러시아에서, 미사일은 중국에서 들여와 개조한 셈이 된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강원도 문천에 있는 해군기지를 대대적으로 보수하고 확장하는 공사를 진행중이라고 북한전문 매체인 38노스가 최근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해 공개했다. 특히 38노스 운영자인 조엘 위트는 최근 열린 간담회에서 “북한이 SLBM을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하지 못했더라도 선전효과를 얻어 정치적 충격을 주려 실전 가능한 잠수함을 갖고 있으며 미사일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는 주장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군과 정보당국도 북한이 SLBM을 실전에 배치하기 위해선 추가 실험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추가 검증 없이 SLBM을 실전에 배치하거나, 배치했다고 주장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사거리 3500㎞ 안팎의 무수단미사일을 2007년 실전에 배치하고 난 뒤, 지난 4월 발사실험을 하기도 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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