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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 업종에 기업 변신 몸부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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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새로운 분야 또는 유망한 업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경영 다각화를 꾀하는 기업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지금 하고있는 업종이 사양화되어 새 활로를 모색하는 기업이 있는가하면 유망업종이라는 이유에서 뛰어드는 기업도 있다.
또 산업환경이 변화하자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기업도 있다. 기업들의 경영 다각화 현장을 업종별로 추적해본다.

<유통업>
현금회전이 빠르고 부동산 투자도 겸할 수 있어 대기업이면 으레 군침이 돌만한 업종. 더구나 올림픽 특수를 앞두고 있는 데다 해외 건설경기 침체로 고전하는 건설업체들이 줄줄이 뛰어들고있어 이전투구의 각축장을 방불케 하고있다.
지난해말 서울 압구정동에 현대백화점을 오픈, 유통업 진출을 선언한 현대그룹은 서울 반포와 경기도 부평에 백화점 건설을 추진중인데 반포에는 8백여평의 부지를 확보, 내년 상반기에 개관할 예정.
럭키개발은 여의도에 짓고있는 럭키금성 그룹의 쌍둥이 빌딩에 대단위 쇼핑센터를 설치한다는 복안을 갖고 지난 주총 때 쇼핑센터 운영 및 관리업을 정관에 추가했다.
서울역 건너편 재개발지구에 지하 6층, 지상 24층 규모의 대형빌딩을 건설중인 정우개발도 최근 지하 2층부터 지상 8층까지 총 5천평을 백화점으로 운영한다는 방침아래 서울시에 용도변경신청을 냈다. 정우는 오는 88년 6월까지 완공을 목표로 유통연구팀을 구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류 메이커인 (주)진로는 유통업 진출을 위해 최근 진로유통을 설립하고 지난해 4월 부도를 내고 도산한 한일상공의 인수를 위해 서울신탁은행 측과 협상을 진행 중. 진로는 한일상공이 짖다만 강남도매시장 건물을 이용, 국내초유의 대형 도매센터를 운영할 계획.
한편 고려개발도 한일상공 인수에 뜻을 두고 은행측과 접촉중인데 이미 지난번 주총에서 유통업을 사업분야에 포함시켜 놓았다.
이밖에 라면 메이커인 (주)농심은 서울 신대방동의 1만 2천여평 공장 부지에 쇼핑센터 건립을 검토중이고, 벽산그룹도 건설경기 침체로 인한 자구책으로 지난 3월 안양에 지하 4층, 지상 7층, 연면적 8천평 규모의 벽산 쇼핑을 개관, 유통업에 본격 진출했다.

<식음료업>
제약업체인 종근당과 일성신약이 지난봄 주총에서 식품제조 및 판매업을 업종에 추가했고 코카콜라의 한국판매회사인 우성식품은 아먼드를 가공한 스낵류를 올 상반기 중 시판할 예정이다. 제빵업체인 삼립식품은 이미 구로 공장에 생산설비를 갖추고 「모아모아」 상표의 두유를 시판, 연 6백억원 규모의 두유시장에 참여했다.
「까뜨리네뜨」 「라코스떼」 브랜드로 여성복 및 캐주얼 의류를 생산하는 (주)서광은 지난 2월 충남 논산의 유노 우유를 인수, 유가공업에 뛰어들었고 솔벤트와 아스팔트 등을 생산하고 있는 한국석유는 84년 말 이후 운영하고 있는 충북 진천의 두부공장을 바탕으로 식품업에 진출할 생각. 또 제과업체인 해태는 지난해 인수한 한국코피를 통해 동서식품과 미주산업이 양분하고있는 코피시장에 명함을 내밀었다.

<관광·숙박업>
88 올림픽을 겨냥한 건설업체의 참여가 두드러진 분야. 삼환기업은 서울 소공동의 구 공화당사 터 1천 2백여평 부지에 호텔건설을 추진중이며 이미 서울시의 승인을 받았다. 한진그룹계열의 한일개발도 건설경기침체 대책으로 호텔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아래 여의도 전경련빌딩 옆에 5백실 규모의 호텔건립을 추진중이다.
한일시멘트는 경기도 과천의 서울대공원에 「서울랜드」를 지어 관광업에 진출할 계획으로 이 사업을 위해 자본금 5억원의 한덕개발을 설립했다. 이미 지난 4월 건설에 들어갔는데 15만평 규모의 한국 디즈니랜드를 만들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과시.

<자동차 부품 제조업>
국산 승용차의 본격수출에 따라 기업들의 참여가 가장 활발한 분야로 재벌그룹 계열사를 포함, 30∼40개 업체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미그룹의 삼미종합특수강과 삼미금속, 벽산그룹의 동양물산(농기계 메이커), 현대그룹계열의 동서산업(건축자재 메이커), 동부그룹의 동부산업(1차 금속업), 대우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신성통상(봉제업)등이 외국업체와 합작이나 기술제휴를 통해 부품생산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현대그룹 정주영 회장의 동생인 상영씨가 맡고있는 (주)금강은 유리섬유와 석고보드 등 건자재 중심에서 자동차 안전유리쪽으로 주력업종을 바꾸기로 하고 최근 프랑스 생고뱅 사와 기술제휴로 경기도 여주에 1천 1백억원을 투자, 공장을 짓고있다.

<의약업>
코오롱은 올해 암 진단용 시약을 개발, 판매할 계획인데 이미 지난 83년 간장약과 위장약 메이커인 부산의 삼영신약을 인수한바 있다. 또 한국화약은 최근 의약품 제조허가를 얻고 내년부터 페니실린 계통의 원료 의약품을 생산, 시판할 계획이며 대우그룹 계열의 제철화학은 포항에 의약품 공장을 짓고 방부제인 헥사클로로펜을 생산, 수출하고 있다

<기타 업종>
국내 굴지의 제약업체인 동아제약이 (주)파라다이스를 인수, 주류업에 진출키로 한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
한국화장품은 최근 예식장업과 사설미용학원 운영업을 업종에 추가해 눈길을 끌고 있는데 회사측 관계자는 미용학원에서 결혼식장 신부에게 무료로 화장을 해주면 신규사업도 활발해지고 자사 화장품 선전도 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리는 게 아니겠느냐고 분석.
신발류 메이커인 (주)화승도 호주의 솔라하트사와 독점수입계약을 맺고 이를 기반으로 태양열기구·가스보일러 등 에너지 사업에 본격 진출할 방침이다.
이밖에 동양시멘트는 시멘트에만 의존하기에는 마음이 안 놓여 우선 주방기기 사업에 참여키로 하고 미국의 매직셰프 사와 기술제휴로 가스레인지 및 오븐 등을 시판중이다.

<배명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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