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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술한 범행 동기 달라” 한남패치 운영자 경찰에 재조사 요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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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일반인 남성들의 신상을 공개하는 인스타그램 ‘한남패치’ 계정을 운영하다 검거된 20대 여성이 경찰 수사 결과에 반발하며 재조사를 요구했다.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한남패치 운영자 양모(28·여)씨가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경찰 조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경찰 조사를 다시 받겠다고 알려왔다.

게시글에 따르면 양씨는 과거 성형수술과 병원과의 송사를 알리지 말 것을 경찰에 요청했지만 경찰이 이를 무시했다. 또 과거 성추행과 남성들의 범죄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해 ‘한남패치’를 만들게 됐다는 자신의 진술 또한 빼고 발표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양씨의 주장이 사실과 다른 ‘과장’”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양씨가 성형 수술과 관련한 일을 알리지 말라고 요청을 했다거나 성추행 경험 등에 대해 언급한 적은 전혀 없다”면서 “재조사 요청을 받지 않았고, 요청이 오더라도 재수사를 벌이지 않을 계획”이라고 반박했다.

경찰은 양씨가 범행 동기와 관련해 조사를 다시 받겠다고 주장했지만 사건 핵심은 범죄 사실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양씨가 한남패치를 개설·운영한 혐의에 대해 이미 조사가 마무리됐기 때문에 추가 조사 없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지난달 30일 수서경찰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계정을 개설해 일반인들의 개인 신상이나 사생활을 폭로하는 게시물을 올린 혐의(정보통신망법 상 명예훼손)로 한남패치 운영자 양모(28ㆍ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조사에서 양씨는 “2013년 강남의 한 병원에서 성형수술을 받은 뒤 부작용을 겪어 5번 재수술을 하고 3년간 남성 의사와 소송전을 벌였다. 그 일로 우울증과 불면증에 시달리던 중 강남패치를 보고 그 의사가 떠올랐고, 비양심적이고 겉과 속이 다른 남자들에 대해 알려야겠다고 생각해 한남패치를 개설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양씨는 대학 네곳에 입학과 퇴학을 반복했고, 현재는 특별한 직업이 없는 상태라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건을 계기로 ‘해외 SNS계정을 이용하면 검거가 어렵다’는 인식이 바뀌길 기대한다”며 “해외 SNS를 악용해 사생활 침해성 글을 무분별하게 게재하는 사건에 대해 엄정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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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트위터 캡처]

한편 이번 경찰 수사에 대해 일부 여성 커뮤니티에서는 성차별적 수사라는 주장을 제기했다. 일부 여성 네티즌들은 “여성들만을 노린 표적수사”라며 해외 서버라는 이유로 운영자를 검거하지 못했던 음란·성매매 홍보 사이트 수사를 요구했다.

이들은 강남역 10번 출구 인근에 빨간 리본과 손수건 대자보 등을 붙이며 이번 수사에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이번 수사는 그동안 소라넷 운영자와 리벤지 포르노 유포자를 충분히 잡을 수 있었지만 안 잡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한국 경찰의 이중잣대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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