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쫓겨난 좌파 포퓰리즘…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탄핵 확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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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에 대한 국회 상원 탄핵안이 31일(현지시간) 가결됐다. 사진은 지난달 29일 국회 상원의 최종 변론 도중 고심하는 호세프 대통령. [로이터=뉴스1]

브라질 민주 투사에서 대통령이 된 지우마 호세프(68)가 31일(현지시간) 끝내 실각했다. 브라질 상원은 이날 표결을 거쳐 전체의원 81명 중 찬성 61, 반대 20으로 호세프의 탄핵안을 가결시켰다고 현지 언론 오글로보가 보도했다. 한국시간 1일 오전 1시35분 현재 탄핵 정족수(전체의원 3분의 2 이상)인 54표를 넘어섰다.

호세프는 2014년 대선을 앞두고 대규모 재정적자를 은폐하기 위해 국영은행들의 자금을 불법 유용했다는 혐의를 받아왔다. 상원에 앞서 하원도 지난 4월 탄핵안에 찬성했다. 브라질 역사상 첫 여성 대통령이었던 호세프는 탄핵으로 물러난 두 번째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이로써 2003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1) 전 대통령 이후 지속됐던 노동자당(PT) 좌파 정권도 13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좌파 정권의 ‘복지 포퓰리즘’이 재정 악화로 이어졌고 탄핵 사태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브라질 경제성장률은 1990년 이후 2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호세프는 대변인을 통해 “연방대법원에 탄핵에 대한 위헌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호세프는 지난달 29일 최종 변론에서 “과거 20년간 군부독재에 맞서 싸웠다. 경제 기득권이 아닌 민주주의를 위해 투표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탄핵을 막진 못했다.

백민정·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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