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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VIP 두 분은 송희영·박수환…요트로 나폴리~카프리 관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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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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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희영

새누리당 친박근혜계 김진태 의원이 29일 국회에서 송희영(62) 조선일보사 주필의 ‘호화 유럽 출장 의혹’에 대해 2차 폭로를 했다. 지난 26일 “송 주필이 박수환(58·여·구속)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와 함께 8900만원짜리 호화 전세기를 이용했다”고 1차 폭로를 한 지 사흘 만이다.

김진태 2차 폭로…2011년 무슨 일이
송·박, 파리 거쳐 베네치아 탐방
중간에 남상태 대우조선 사장 합류
8900만원 전세기 타고 산토리니로
두 사람 아테네 여행 뒤 런던서 골프
김 의원 “자료 출처는 말하기 어려워
당시 대우조선에 유리한 사설 많아”

김 의원은 “송 주필은 ‘대우조선해양의 공식 초청에 따른 그리스 국가부도 위기에 대한 취재 차원이었고 전세 비행기를 타긴 했지만 이용 거리(이탈리아 나폴리~그리스 산토리니)를 계산하면 200만원대’라고 밝혔으나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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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당시 대우조선해양이 작성한 ‘VVIP 이탈리아·그리스 방문 일정표(2011년 9월 1~9일)’를 근거로 제시했다. 김 의원은 “일정표에 방문 인사로 ‘VVIP 두 분(Very Very Important Person)’이란 표현이 나오는데 송 주필과 박 대표”라고 말했다. 전세기 탑승자 여권 기록을 보면 당시 출장자 중 대우조선해양 임직원 5명을 제외한 외부 인사는 송 주필과 박 대표 두 사람뿐이라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김 의원이 입수한 일정표에 따르면 송 주필과 박 대표는 9월 1일 인천공항에서 파리를 거쳐 이탈리아 베네치아에 도착, 9월 2일 베네치아 수상도시를 탐방했다. 일정표상엔 2일부터 고재호(61·구속) 당시 대우조선 부사장이 일행에 합류했다. 3일 기차편으로 로마로 이동한 세 사람은 4일까지 바티칸시티와 로마 시내 문화탐방을 했고, 이날 오후 남상태(65·구속) 당시 사장이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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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5일, 일행은 나폴리에서 하루 2만2000유로(약 3340만원)에 ‘Ferretti 97’이란 요트를 빌려 카프리섬과 소렌토를 관광한 것으로 나와 있다. 다만 요트에 몇 명이 탔는지 일정표엔 나와 있지 않다. 이튿날인 9월 6일 송 주필 등은 남 사장과 함께 김 의원이 폭로한 전세기(팰컨 2000EX)를 타고 나폴리에서 그리스 산토리니로 이동했다.

이후 남 사장은 대우조선 계약식 일정을 위해 키프로스로 떠났고, 송 주필과 박 대표 두 사람은 9월 7일까지 산토리니 화산섬과 이아마을·피라마을 등을 방문한 것으로 일정표에 적혀 있다. 이후 그리스 아테네로 이동해 8일까지 다시 포세이돈신전·미케네·코린트 유적지 등을 방문했다고 한다. 송 주필 일행은 9월 9일 새벽 런던으로 이동해 웬트워스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후 귀국한 것으로 돼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김 의원이 입수한 당시 방문 일정이 대체로 맞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대우조선해양이 VVIP 두 사람을 위해 8박9일 동안 쓴 돈은 2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며 “그리스 국가부도에 관한 취재를 초호화 요트를 타거나 골프장에서 과연 해야 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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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송희영 “의혹 제기된 상황서 주필직 수행 못해 사임”



그는 송 주필이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유리한 신문 사설을 썼다는 의혹도 거듭 제기했다. 김 의원은 “(송 주필이 대우조선과) 유착된 고리는 2011년보다 훨씬 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며 “(1차 폭로 당시 사설) 두 개만 예시로 들었는데 그것 말고도 대우조선해양에 유리한 게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말단 공무원이 이런 접대를 받았다면 당장 구속됐을 것”이라며 “도덕적 일탈 차원이 아니라 범죄 행위로, (검찰) 수사 대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정 자료의 출처와 관련해 김 의원은 “(대우조선해양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자료 제출을 꺼려 여기저기 자료를 취합했다”며 “출처를 정확하게 말씀드리기 어렵고 여러 가지 제보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효식·박유미 기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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