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미 문화원 한때 점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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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부산=임시취재반】21일 하오 2시쯤 부산시 대청동 부산 미문화원에 대학생 21명이 1층 도서실을 점거, 하오3시까지 1시간동안 농성을 벌이다 투입된 경찰에 의해 모두 연행됐다.
농성 학생들은 서울대 자민투소속 학생을 비롯, 고대 민민투·서울대 의대 민민투 소속 학생과 부산대·동아대학생 들이다.
농성학생들은 부산 미문화원을 점거한 후『광주학살 원흉 미국과 친미독재의 2원 집정기도를 폭로한다』는 성명을 냈다.
부산 미문화원은 82년3월19일 고신대 문부식군 등 6명이 1층 도서관에 방화, 학생1명이 숨진 사건이 발생한 후 4년만에 다시 학생들에 의해 한때 점거됐다.
한편 경찰의 수배를 받고 있는 서울대 자민투위원장 이명재군(22·경제4)은 이날 하오2시20분쯤 서울대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열린 비상 총학생회에 나타나 자민투의 투쟁결과 보고를 하겠다며 서울대 자민투 학생12명을 비롯, 고대·서울대 의대·부산대·동아대·가톨릭대 등 학생46명과 지도신부1명 등 47명이 부산 미문화원을 점거했다고 밝혔다.
◇점거=학생들은 이날 하오1시50분쯤 부산 미문화원 입구에 모여들기 시작, 경비하던 경찰을 밀치고 1층 도서실에 뛰어들었다.
학생들은 화염병과 각목·쇠파이프 등으로 무장, 정문보초를 서고 있던 전경2명을 각목으로 때려 쓰러뜨리고 순식간에 1층 독서실을 점거했다.
학생들은 1층을 점거하자마자 책상과 의자로 바리케이드를 쌓고 다른 사람들의 출입을 막았다. 하오 2시10분쯤 학생들은 2층까지 점거했다.
◇농성=학생들은 하오 2시10분쯤 1층에서 2층으로 올라가 바깥 창문으로「광주 민중항쟁 상기하여 친미 독재 타도하자」「친미로 망한 나라 반미로 살러내자」「미제용병교육 결사반대」「광주사태 교사범 미 제국주의 축출하자」는 등 4개의 플래카드를 내걸고 농성에 들어갔다.
하오 2시30분쯤 학생1명이 창 밖을 향해 성명서를 낭독했으나 소음 때문에 내용을 알아들을 수 없었다.
◇성명=서울대 자민투, 고대·서울대 의대 민민투 명의의 이 성명은 우리의 주장에서 ▲광주항쟁 계승하여 친미 독재 타도하자 ▲2원 집정 기도하는 미국은 물러가라 ▲2원 집정 분쇄하고 민주헌법 쟁취하자 ▲직선개헌 쟁취하자 ▲언론·집회·출판·시위·파업자유 쟁취하자 ▲노동3권 쟁취하자 등 6개항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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