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개헌대회 충돌 없이 진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마산=임시취재반】지난 3일의 인천사태이후 정부·여당의 중지 촉구와 신민당의 강행방침이 맞서 내외의 주시대상이 돼온 신민당 개헌추진위 경남지부결성대회가 10일 낮 예정대로 마산시 양덕동 마산실내체육관에서 열렸다. <관계기사 3, 7면>
이날 대회에 앞서 약1만 명으로 보이는 학생·청년층의 평화적인 시위가 있었으나 대회는 경찰의 삼엄한 경비와 충돌사태를 피하려는 신민당 측의 자체노력이 눈에 띄는 가운데 별탈 없이 진행됐다.
여야는 이번 마산대회의 양상이 앞으로 개헌정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긴장 속에 경과를 주시하고 있는 상태다.
신민당은 이날 인천사태와 같은 경찰과 시위 군중간의 충돌을 막기 위해 청년당원 1천여 명으로 구성된 특별 기동반을 편성, 과격시위 등을 사전 예방하는 대책에 부심했다.
특히 이 총재 일행 등이 도보 행진하여 입장할 때 청중과 분명히 구별하기 위하여 이 총재·김 고문·소속 의원을 비롯, 1천여 명의 도보 당원에게 노란색 조끼를 입히는 등 각별한 신경을 쓰기도 했다.
이들이 입장할 무렵 입구에서 시위 중이던 학생 2백여 명이 출입을 막을 때도 이 총재 일행의 앞줄에 섰던 청년당원들이 「질서」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충돌을 억제해가며 입장방해를 못하도록 했다.
이에 앞서 경남지부는 민정당 경남도지부사무실과 인근에 있는 당소속 강삼재 의원 사무실을 누군가 습격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 경찰에 강 의원 사무실 병력배치를 요청해 10여 명의 전투경찰이 배치되는 등 사전에 경찰당국과도 긴밀한 협조를 논의했다.
최형우 지부장은 『운동권학생 대표들과도 만나 질서유지를 약속 받았다』고 주장했는데 경찰 측은 현판식이 끝난 후의 질서있는 해산까지를 신민당 측에 협조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회장주변에서 학생 4백여 명이 계속적인 시위를 벌이며 반정부 구호제창, 신민당에 대한 각성 등을 촉구했으나 인천사태 때 수십 종의 유인물 수만 장이 뿌려진 것과는 달리 신민당 및 민추협기관지 이외에는 경남대총학생회 명의의 「민주헌법은 민중의 손으로」라는 유인물 1종만 나와 크게 대조됐다.
대회에는 이민우 총재·김영삼 고문·소속 의원 40여명을 비롯, 당원과 많은 시민들이 참석했다.
청중들은 실내체육관 (좌석5천5백 석) 의 좌석과 코트바닥·복도를 가득 메웠고 체육관 밖 공원에도 많은 인파가 몰려 주최측이 설치한 12개의 옥외스피커를 통해 행사과정을 지켜보았다.
행사장밖에는 4백여명의 학생들이 「반제」「반파쇼」「민족민주 경남지역평의회 결성대회」라고 쓴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스크럼을 짜고 시위를 벌이다 대회가 열리자 연좌시위에 돌입했다.
이들은 이 총재 일행이 도보행진을 한 후 대회장으로 입장하려 할 때 한때 『신민당은 각성하라』는 노래를 부르며 길을 막으려 시도했으나 숫적으로 많은 신민 당원들이 질서를 외치며 이들을 제지해 무사히 입장했다.
대회에서 이 총재는 치사를 통해 『인천대회가 열리지 못한 원인은 경찰의 치밀한 사전계획에 의한 조직적 방해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현정부는 신민당과·재야단체·학생간의 이간술책을 중지하라』고 촉구했다.
이 총재는 이어 『현 난국을 해결하는 길은 조속한 민주화를 이루는 길뿐』이라고 전제, 『마산시민들은 개헌서명에 적극 동참해달라』고 말했다.
김영삼 고문은 인사를 통해 『일부 학생들이 과격해지고 있는 것도 독재정치의 계속된 탄압 때문이며 정상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좌절과 절망감에서 나온 것』이라고 주장하고 『절대 이들을 용공으로 몰아 국가보안법으로 다스려서는 안되며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도 하루빨리 민주화를 이룩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대중 민추협공동의장은 육성녹음테이프로 보낸 축사를 통해 『4·30 청와대 회동에서 밝혀진 임기 전 개헌용의 발언은 민주화를 요구하는 국민의 엄청난 힘 앞에 속임수를 쓰고 있는 것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직선제 이외의 다른 제도를 주장하는 것은 비록 민주적 제도라 하더라도 독재정권의 교체와 민주회복을 포기하는 것임을 똑똑히 알아야한다』고 주장했다.

<임시취재반>
▲정치부=허남진·이재학 기자
▲사회부=이용우 차장·고도원·허상천·김우석 기자
▲사진부=김주만·김형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