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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의 윤리학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전체가 아홉 장으로 나뉘어져 있는 이 책을 우리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인간성의 상실」또는「인간 소외」 등으로 특징지워지는 현대의 역사적 상황을 개괄한 앞부분이다. 서장에 해당하는 이 부분에서 저자는 삶의 절실한 문제가 곧 윤리학의 문제임을 제시한다.
둘째는 서양 지성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대표적 철학자들의 윤리설을 유형적으로 요약한 부분으로서 이 책의 지면 대부분을 차지한다. 셋째는 한국인으로서의 개인과 민족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끝부분으로서 독자들로 하여금 자신의 윤리문제와 스스로 대
결하도록 유도한다.
이 책의 첫째 강점은 저자 자신의 목소리로 삶의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남의 학설을 그저 소개하는 데 그 치는 여느 개론서의 틀을 벗어나서 이 책은 도처에 저자 자신이 고민하고 사색한 흔적을 남기고 있다.
이러한 저자의 자세는 독자들로 하여금 스스로 윤리의 문제를 생각하도록 유도하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의 둘째 강점은 서술이 평이하여 초보자들도 친근감을 가지고 읽을 수 있다는 점이다. 흔히 철학계열의 서적이 도저히 어려워서 일반 독자의 접근을 어렵게 하는 폐단이 있으나 이 책은 저자 자신의 강의안을 정리한 것이므로 독자들은 직접 강의를 듣는 친근감을 느끼며 읽을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이 책은 윤리학입문서로서 전체의 구상이 잘 짜여져 있다. 다만 욕심을 말한다면 셋째 부분에 해당하는 제8장과 제9장이 보다 짜임새 있게 보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지학사 펴냄 2백 68쪽 2천 5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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