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좌회전」교통난 부채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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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특혜」좌회전에 교통흐름질서가 깨진다.
차량통행이 체증을 빚고 사고위험까지 높은데다 오가는 시민들에 심리적 반감을 불러일으킨다.
대부분 교통량이 많은 간선도로변 유명음식점이나 호텔·예식장·고급아파트 단지 등 입구에 직선차선을 끊고 부자연스럽게 설치된 좌회전표지는 누가 보아도 업소주민 입김이 작용한 특혜인상. 이런 좌회전지점이 서울시내에서만 1백여곳을 헤아린다.
코앞에서 돌머리(U턴)를 할 수 있거나 돌아가도 별 지장이 없는 곳에 굳이 허용해준 좌회전지점도 많고 일부업소에선 출입차량의 좌회전안내를 한다고 종업원이 큰길의 차도 마구 세우는 특권자세도 삼가지 않는다.
서울 시내서「특혜」좌회전지점이 대표적으로 많은 곳은 호텔·예식장·갈비집·냉면집 등이 몰려있는 평창·신사·논현·청담·서초·압구정동 및 고급주택가 들이다.
◇평창동=세검 삼거리에서 북악터널입구사이 세검정길 1백90m 구간에는 ▲귀빈예식장 앞 ▲평창면옥 입구 ▲북악파크호텔 앞 ▲중화요리집 산정입구 등 무려 다섯군데에 좌회전 신호등도 없는 좌회전 지점이 있다. 이 가운데 평창면옥 입구에서 산정까지는 단 90m구간에 20∼40m 간격으로 4개의 좌회전 지점이 몰려있다.
이 때문에 성북동에서 북악터널을 빠져나와 세검정쪽으로 달리던 차량들이 좌회전 차량들 때문에 급브레이크를 밟게돼 교통사고위험이 크며 예식장손님과 차량이 많은 토·일요일과 평일 하오에는 항상 교통체증을 빚는다.
이곳에는 특히 6개의 노선버스가 통과하는데 하루 7∼8번 이길을 왕복한다는 제일여객 (154의1번) 서울5사7877호 운전사 이재성씨(39)는『비나 눈이 올 때는 브레이크를 밟아도 좌회전 차량과 부딪칠까봐 아찔하다』고 말하고『터널입구와 세검정쪽에 각각 U턴 지점이 있어 한바퀴만 돌면 어느 업소든 갈 수 있는데 무엇 때문에 직진차선을 끊어 이렇게 많은 좌회전지점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영동=역삼동 벽제공원갈비집 및 중화요리집 대려도 앞·반포동 팔레스호텔 앞·신사동 삼원가든갈비집·논현동 늘봄농원·청담동 동궁타운예식장 앞에도 있어서는 안될 좌회전지점이 있어 직진차량이 불편을 겪고있다.
왕복10차선에 대부분의 자동차들이 고속으로 달리는 팔레스호텔 앞에는 길 중앙에 좌회전 신호등이 설치돼 호텔로 들어가는 차량들이 전용으로 이용하고 있으며 신사동 삼원가든 앞에는 인근 성수대교로터리까지 가면 좌회전해올 수 있는데도 8차선 도로위에 좌회전 마크를해 전용으로 이용할 수 있게돼 있다. 논현동 늘봄농원 앞에는「사고많은 곳」이라는 표지판을 세워놓고 바로 코앞에서 좌화전 하도록 중앙선을 끊어놓고 있다.
8차선인 청담동 동궁타운 앞에는 15m쯤 떨어진 곳에 U턴할 수 있게 중앙선이 끊겨있는데도 예식장 앞에서 좌회전을 허용하고 있다.
◇남산=하루 3만여대의 차량이 60∼80㎞로 달리는 남산순환도로 옆에 있는 중국요리집 다리원 앞에도 후암동쪽에서 한남동쪽으로 가던 차량들이 좌회전해 들어갈 수 있게 해놨으며 장충동 앰배서더호텔 앞에는 호텔정문과 20m떨어진 동국대후문 앞 등 두군데서 좌회전을 허용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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