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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alth&leisure]"중국 도침 개량한 ‘원리침’으로 중증 디스크·협착증도 시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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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목 원장은 중국에서 들여온 도침을 개량해 원리침을 만들었다. 끝 부분을 둥글게 하고 더 길게 해 관절부는 물론 척추관까지 치료할 수 있다. 시술 건수가 1만6720건에 달한다. 원리침은 국내는 물론 미국·유럽·일본에 특허등록됐다. 프리랜서 김범경

침 끝 둥글어 신경 손상 위험 없어
국내외 특허 … 건강보험도 가능해
중국 등 해외 의료진·환자도 찾아

헬스& 인터뷰│이건목원리한방병원 이건목 원장

허리디스크·척추관협착증 같은 척추질환으로 진료받은 인원이 2014년에 약 1258만 명에 달했다. 국민 4명 중 1명꼴로 척추 관련 증상으로 병원을 찾은 셈이다. 이 같은 진료인원은 2007년(약 895만 명)에 비해 약 40.5% 증가한 것이다. 이렇듯 척추질환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증가하면서 다양한 수술·비수술 치료 방법이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각각 장점과 함께 한계도 갖고 있어서 계속 새로운 치료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최근에는 원리침이 관심을 받고 있다. 원리침은 중국에서 많이 사용되는 도침을 이건목원리한방병원의 이건목 원장이 발전시킨 것으로 원인 부위를 직접 시술해 유착된 부분을 풀어줘 통증을 제거하고 순환을 개선하는 구조적인 통증 치료 방법이다. 해외에도 알려지며 원리침을 배우려는 의료진과 시술을 받으려는 환자의 방한도 늘고 있다.

이건목 원장이 시행한 원리침 시술은 1만6720건에 달한다. 또 2014년 6월 23일 SCI급 저널인 eCAM(Evidence-Based 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에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원리침 시술효과: 후향적 임상연구(Effects of Wo nli Acupuncture procedure in patients with LSS: clinical, retrospective)’가 게재됐다. 이 원장은 “1~4단계(grade)의 65세 환자를 1년 동안 추적 조사해서 신경이 나오는 추간공을 직접 360도 넓혀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대안을 제시했다는 데에 의미가 있다”고 논문에 대해 설명했다.

다음은 이건목 원장과의 일문일답.

원리침은 도침을 개량한 것으로 알고 있다. 도침이란.
“수술은 디스크 변성의 우려가 있고 주사요법은 효과가 지속되는 기간이 한정적이다. 이 때문에 뼈를 건드리지 않고 연조직을 풀어서 고치는 연구가 있었는데, 이제는 고인이 된 중국의 주한장 전 북경중의학 교수가 침구학을 바탕으로 연조직만 고쳐도 치료가 가능함을 알아내고 도침을 만들었다. 도침이란 침 끝이 칼처럼 날카로워 염증이나 유착 부분을 제거하는 데 사용하는 도구라고 보면 된다.”
원리침의 장점은.
“1990년대 후반에 중국에서 도침을 들여와서 건강보험급여가 되는 한방의료행위를 만들고 학회도 만들었다. 도침 치료는 장점이 많지만 끝이 날카로워 척추관이나 관절강 안쪽까지 치료하기 어렵다. 원리침은 신경이나 근육에 손상을 초래할 수 있는 끝 부분을 둥글게 하고 길이를 더 길게 해 관절부는 물론 척추관까지 직접 치료할 수 있다. 국내는 물론 미국·일본·유럽에 특허등록을 했다. 원리침은 제거하기 힘든 단단한 유착까지 밀어낼 수 있어서 중증의 디스크나 협착증도 시술할 수 있다. 끝이 둥글기 때문에 척추관의 옆쪽, 뒤쪽, 앞쪽까지 모두 안전하게 접근할 수 있다. 뼈 옆으로 들어가 공간을 뚫어주는 게 장점이다. 1·2 단계(grade) 환자는 100%, 3단계는 70% 효과가 있다. 4단계의 경우는 여러 번 시술을 해야 좋아진다. 대체로 척추관절에 대해선 정형적 문제로 즉, 공학적으로 접근하는 경향이 강하다. 하지만 우리 뼈는 생물체다. 산소와 혈액 공급이 원활하면 스스로 회복될 수 있다. 산소와 혈액이 공급될 수 있도록 공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궁극적으로 원리침은 최대한 손상을 억제하면서 스스로 낫게 물꼬를 터주는 것이다. 가능하면 뼈를 건드리지 않고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게 원리침이다. 치료를 받은 후에도 골프도 하고 등산도 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고령사회가 될수록 이렇게 치료해야 하지 않는가 생각한다. 물론 수술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맨 마지막 방법으로 쓰자는 것이다.”
학회의 활동은.
“국내에서 도침을 학문적으로 정립하고 보급하기 위해 대한도침의학회를 만들었다. 매뉴얼을 만들고 교육을 실시한다. 지난해 6개월간 7개 대학 한의과 교수들이 와서 배워갔다.”
척추질환 환자에게 조언한다면.
“대체로 현대인은 치료를 하면 바로 낫기를 바란다. 하지만 서서히 낫는 게 정상이다. 예를 들어 골절은 낫는 데 세 달이 걸린다. 허리디스크도 마찬가지다. 예전 시골 할머니들께서 허리가 아파서 서너 달 꼼짝 못하고 고생하다가 낫다고 하지 않는가. 디스크도 스스로 아문다. 치료는 후유증 없이 아물도록 해 주는 것이다. 관절은 계속 사용하기 때문에 완전히 나을 수 없다. 계속 관리하고 치료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바람직하다.”
앞으로 계획은.
“세계적으로 더욱 널리 보급하고 싶다. 원리침을 배우기 위해 해외에서도 의료진이 병원을 방문한다. 얼마 전에도 중국 의사들 6명이 다녀갔다. 해외의 의료진에게 원리침을 더 활발히 보급하기 위해 해외의료진연수센터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원리침이 의료기기와 결합되면 서양에서도 받아들이기 쉬울 것으로 생각돼 의료기 업체와 협조하는 방안을 모색하려고 한다.”

척추 협착증 시술 사례

걸을 때 '쥐어짜는 듯한 아픔' 막힌 곳 뚫어 통증 90% 완화
지난해 7월 처음 내원한 소재환(75)씨는 60세에 퇴직하고 하루에 일정 양의 일을 하는 등 모범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2년 전부터 지하철을 타려고 걸으면 양 둔부와 허벅지 쪽으로 쥐어짜는 듯한 통증이 왔다고 했다. 체면 불구하고 털썩 주저앉을 만큼 통증이 강렬해서 보행이 불가능할 정도라고 했다. 잠시 쉬면 보행이 가능해지지만 일정 거리를 걸으면 똑같은 현상이 발생했다. 지하철을 타면 우선 좌우를 둘러보며 앉을 자리부터 찾게 된다고 했다.

소씨는 척추 중앙형 협착증이었다. 중앙의 척수신경 주변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신경염이 발생하면서 척수액 순환이 되지 않음을 MRI 사진으로 확인했다.

척수신경 주변의 석회화된 조직을 매월 4차례 뚫어서 혈액순환이 되도록 해줬다. 6개월까지 효과가 크게 없어 고민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보행 시 통증이 90%는 없어진 것 같다고 했다.

척수형 협착증은 수술을 하면 효과가 즉시 올 수 있지만 수술 후 문제점을 고려해야 한다. 침 시술은 바로 효과가 있기보다는 시간이 지나며 호전되는 양상을 보인다. 특히 남성에게서 그렇다. 대체로 여성은 효과가 빠르다. 척추뼈를 보전하기 위해 도침·원리침 시술로 막힌 곳을 뚫어내면 신경의 상처가 서서히 회복돼 통증이 사라지게 된다.


이건목 원장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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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목 원장은 원광대학교에서 한의학 학사와 석사학위, 대전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세계침도학회 부회장, 대한한의침도학회 회장, 중화수침학회 명예회장, 중국연조직학회 명예회장, 중화특색의약학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원광대 교수, 원광대 산본한방병원장, 대한한방병원협회부회장을 지냈다.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받았다. '마르퀴즈 후즈후' 2016년판에 등재됐다.



김승수 객원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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