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파원J] 리포터가 소매치기를?…브라질 방송국과 인터뷰한 사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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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톡파원J 김기연 대학생 기자입니다.

올림픽 개막식 현장을 둘러보던 저는 정말 특별한 경험을 했습니다. 브라질 현지 방송국과 인터뷰를 해서 TV에 나왔거든요. 때는 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던 지난 5일(현지시간), 마라카낭 경기장 밖이었습니다.

브라질 방송국 SBT에서 방송되는 ‘더 노이테(The Noite)’라는 토크쇼의 예능 리포터 무릴로 쿠토(Murilo Couto)가 저에게 다가왔습니다. “어디서 왔냐“고 영어로 묻기에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South Korea!”를 외치며 주변 분위기를 띄웠습니다. 길거리에서 잔뼈가 굵은 리포터 같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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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개막식이 열리는 마라카낭 경기장 밖에서 브라질의 연예인 무릴로 쿠토(Murilo Couto)와 인터뷰를 가졌다. 김기연 대학생 기자

그리고는 ‘포켓몬 고를 하러 왔느냐, 리우 올림픽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등의 질문을 하고 마지막으로 “리우에서 강도를 당한 적이 있느냐”고 물어봤습니다. “아직 안 당했다”고 대답하자 리포터가 동영상을 촬영 중이던 제 핸드폰을 들고 달아났습니다. 당황한 저는 리포터와 짧은 추격전을 벌였습니다. 물론 리포터가 장난을 친 것이었죠.

치안이 불안한 브라질에서는 강도나 소매치기 사건이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특히 값이 나가는 핸드폰은 소매치기 범들이 노리는 최고의 타깃입니다. 언제 어디서 소매치기를 당할지 모르는 일이죠.

리포터는 핸드폰을 돌려주면서 “브라질에서 핸드폰을 들고 다니면 이렇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방심하고 있었던 저를 일깨워준 셈입니다. 그 이후 그 가르침(?)을 가슴에 새기고 핸드폰을 잘 간수하고 있습니다. 올림픽이 끝나는 순간까지 항상 조심해야겠죠. 

(해당 방송 영상입니다. 4분 14초. 링크: https://youtu.be/k3LfvlOo3-w)

인터뷰한 내용이 어떻게 방송됐는지 보고 싶어 인터넷을 검색한 결과 유튜브에서 동영상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약간의 편집과정을 거쳐 방송 됐는데요. 실제 방영분에서는 핸드폰을 들고 도망가면서 다른 인터뷰로 바로 넘어갔습니다. 편집된 화면을 보니 정말 재미있더군요. 이렇게 저는 이렇게 ‘편집의 희생양’이 되어 리포터에게 핸드폰을 뺏긴 한국인이 돼버렸습니다.

◇리우 취재팀=윤호진ㆍ박린ㆍ김지한ㆍ김원 중앙일보 기자, 피주영 일간스 포츠 기자, 이지연 JTBC골프 기자, 김기연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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