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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레터] 어느 게 본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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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수 특별감찰관이 검찰에 우병우 민정수석의 비리 의혹을 수사해달라고 의뢰했습니다. 이로써 우 수석은 친정인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됐습니다. 민정수석에 대한 검찰 수사는 초유의 일인데다 모양새도 좋지 않습니다. 야권은 사퇴를 촉구합니다. 반면 새누리당은 감찰정보 유출을 문제삼고 있습니다. 특히 친박계 의원들이 국기문란이라는 표현을 쓰며 목소리를 높입니다. 이게 곧 박근혜 대통령의 뜻인지는 불분명합니다. 우병우의 비리의혹 수사와 이석수의 감찰정보 유출, 어느 게 본질인지는 국민들이 판단할 겁니다.

올들어 북한 외교관들의 탈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외국물 좀 먹은 엘리트층에서 북한 체제에 염증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는 뜻입니다. 주목할 만한 변화는 이념 전향이나 문책 회피에 따른 탈북에 이어 이민형·생계형 탈북이 눈에 띈다는 점입니다. 자녀 교육비 감당하기 어려워, 더 나은 삶을 위해, 그토록 숭배하던 북한 체제를 버린다는 겁니다. 어제 대대적으로 보도된 태영호의 경우도 자녀의 장래 문제가 중요한 탈북동기였다 합니다. 이런 사례가 북한 엘리트층에겐 상당한 동요와 충격을 안겨줄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은 체제단속과 공포정치를 더 강화하겠지만, 누를수록 내부압력은 더 커지기만 할 겁니다.

마당발, 하면 사회생활의 큰 강점으로 여겨지곤 했습니다. 프로필 쓸 때 마당발이라는 표현을 선호하는 분들이 적잖습니다. 그들에게 인맥은 곧 재산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지나치면 탈입니다. 인간관계의 폭이 어느 정도 이상 넓어지면 깊이가 얕아지는 법입니다. 타산적인 목적의식에 따라 지나치게 넓게 구축해 놓은 인맥망에 되레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는 겁니다. 휴대폰에 등록돼 있는 전화번호는 천 단위가 넘지만, 정작 외로울 때 연락할 만한 이가 몇이나 됩니까. 우리 주변에서 나타나는 '관계확장의 역설'을 중앙일보가 짚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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