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명대사] “대체 언제까지 이런 어른으로 살 것인가“

중앙일보

입력

 

옳은 일을 하고도 부당하게 당하면,
살아남기 위해 타협하고 현실은 어쩔 수 없다고 위안 삼았다.
대체 언제까지, 대체 언제까지 이런 어른으로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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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리에 방송중인 드라마가 자신의 작품을 표절했다며 자살 소동을 벌인 웹툰 작가와의 협상이 결렬되었다. 방송사는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무마해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중년 로맨틱 코미디 '끝에서 두 번째 사랑' (SBS)
드라마 표절 인정 후 징계 받고 기획 부서로 발령받은 PD 강민주(김희애)의 대사

해결의 임무를 띤 드라마 히트 제조기 강민주 피디는 더 이상 상생을 빌미로 진실을 덮어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본부장 승인도 없이 표절 인정 사과문을 방송한 결과 그녀는 징계처리 되었다. 방송사 이미지 손상과 배상에 대한 책임이 이유다. 부당한 처리였지만 받아들였다. 일상과의 타협이었다.

세상이 어떻게 완벽할 수 있냐며 융통성 있게 살라고 한다. ‘정의로울수록 불리해지고, 송곳처럼 튀어나오면 어김없이 망치질을 당하는 것’이 사회의 보편적 현실이라고도 한다. 누구에게나 사정이 있으니 어쩔 수 없었음을 인정해줘야 한단다. 어디까지가 한계일까. 그 경계선이 점점 희미해진다.

민주의 독백 위로 내 삶이 빠르게 지나갔다. 나는 얼마나 세상과 타협하며 살아왔을까. 그런 나를 보며 걱정하지 말라고, 남들도 다 그렇게 살고 있다고 얼마나 열심히 위로했던가. 그 위로는 시간이 지나도 아프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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