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분의 1 확률…청주서 네쌍둥이 남매 탄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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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충북 청주에서 17일 네쌍둥이 남매가 태어났다. 의학계에서는 네쌍둥이가 태어날 확률을 100만분의 1로 본다.

아들 둘, 딸 둘 출산…모두 건강
충북대병원 “저출산시대 큰 경사”

이날 오전 9시10분쯤 충북대병원 산부인과 수술실에서 조영민(36)씨의 아내 김애란(34)씨가 아들 둘과 딸 둘을 낳았다. 네쌍둥이는 1분 간격으로 세상에 나와 곧바로 인큐베이터로 옮겨졌다. 첫째(1.56㎏)와 둘째(1.62㎏)가 아들이고, 셋째(1.56㎏)와 넷째(1.1㎏)가 딸이다. 산모와 아이들 모두 건강한 상태다. 산모 김씨는 첫 출산이다.

남편 조씨는 “아이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태어나 기쁘다”며 “아이가 넷이라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뒷바라지를 잘해 구김살 없이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산모 김씨는 지난 1일 임신중독 증세를 보여 이 병원에 입원해 출산 당일 새벽부터 진통을 느꼈다. 제왕절개 수술 시작 10분 만에 아이들을 차례로 순산했다.

조씨 부부는 2014년 9월 결혼했다. 결혼 초 빨리 아기를 갖고 싶었던 부부는 임신이 뜻대로 되지 않자 지난해 9월부터 서울에 있는 한 병원을 찾아 배란유도 치료를 받고 4개월 뒤 아기를 가졌다. 조씨는 “몇 차례 임신 노력 끝에 결국 성공했다”고 기뻐했다. 네쌍둥이라는 사실은 임신 3개월 만에 초음파 검사를 통해 알게 됐다.

대기업 전자제품 생산직이던 아내 김씨는 결혼 직후 아이를 갖기 위해 퇴직까지 했다. 김씨의 시어머니 이평순(68)씨는 “결혼식장에서 사회자가 ‘아이를 몇 명 낳고 싶느냐’고 질문했을 때 며느리가 ‘5명요’라고 큰 소리 친 것이 하도 기특해 꼭 안아줬다”며 웃었다. 조씨 형제는 1남4녀로 누나만 4명이다. 조씨는 아기를 좋아해 평소 조카 9명의 기저귀를 갈아주고 용돈을 챙겨줬을 정도로 아기 사랑이 유별났다고 한다.

네쌍둥이와 이들의 할아버지 조국현(72)씨, 아버지 조씨는 원숭이띠다. 네 쌍둥이의 태몽은 김씨의 시어머니가 꿨다. 이들 부부의 임신 직후 시어머니는 흰색 자동차 1대와 분홍색 차 4대가 꿈에 나왔다고 한다. 조씨는 “어머니께서 흰색 자동차가 아들인 것 같다고 말씀하셨는데 반대로 분홍색 차 4대가 우리 네 쌍둥이를 의미하게 됐다”고 말했다.

네 쌍둥이의 할아버지 조국현(72)씨는 “아이 이름은 태어나 처음 받는 선물인 만큼 손자·손녀들의 이름을 심사숙고해서 결정할 예정”이라며 “건강하게 자라서 나라의 기둥이 되도록 잘 키우겠다”고 말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 네 쌍둥이 모두 원숭이띠다.

충북대병원도 네쌍둥이의 탄생을 반겼다. 조명찬 충북대 병원장은 “저출산시대에 폭염을 뚫고 네쌍둥이가 태어난 것은 큰 경사”라며 “산모와 아이가 퇴원할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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