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절서린 충무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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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내 고향 충무시는
따다놓은 한폭 그림
가재론 풍광에도
임란 승적 담겨있고
님 뫼신 사당 뜰마다
영기 이는 대나무 숲.
우릿님 피 끓던 충절
서리서린 한산섬 저달
슬기로 모아내어
왜구 잡던 거북선에
지키는 고장 하늘도
자랑으로 밝구나.
선자를 둘러 꽂듯
우뚝 솟은 저 미륵봉
해갑도 포구와 함께
왜적 퇴로 막아두고
한 밤엔 그달을 베고
수중 묘경 짓는다.
패적의 비명소리
들릴둣 한 그날이 오면
낙조에 물이 든 산천
해항도 피에 젖고
팔십척 왜군 함정이
물 속으로 사라진다.
이 나라 우람히 큰 집
세병관을 안고 서면
삼도를 주름 잡던
옛 사연도 살아나고
충과 의 이어 갈 장졸
정성 모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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