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달러예금 증가액 사상 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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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달러값이 싸지면서 달러화 예금의 인기가 폭등했다. 환차익을 노린 저가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이 17일 발표한 ‘7월중 거주자외화예금 동향’에 따르면 7월말 현재 개인의 달러화 예금 잔액은 81억 달러로 지난달보다 10억9000만 달러(15.5%)나 늘어났다. 월별 증가액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한달새 10억9000만 달러 급증
달러값 싸지며 환차익 수요 몰려

기업의 무역결제대금 예치도 늘어나면서 기업예금을 더한 7월 달러화 예금 총잔액 역시 557억4000만 달러로 전달보다 57억4000만 달러(11.4%)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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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화 예금의 인기는 환차익을 노린 투자수요가 몰린 결과로 해석된다. 현재 달러값은 많이 저렴해진 상황이다. 미국의 조기 금리인상 가능성이 낮아지고 외국인 투자자금의 지속적인 유입 등으로 국내 달러 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달러에 대한 원화가치가 16일 1092.2원까지 상승했다. 지금 사서 달러값이 비싸졌을 때 되팔면 차익을 챙길 수 있다. 환차익에 대해선 세금도 붙지 않는다.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하면 달러 강세 현상이 발생해 달러값이 상승할 수 있다.

송민기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에선 미국이 연내 한 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한 상황”이라며 “금리인상이 지연되더라도 현재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많이 올라가 있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고려해볼 만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유로화 예금도 7월 한 달 새 5억4000만 달러 어치가 늘어나 잔액이 32억7000만 달러에 이르렀다. 고석관 한은 자본이동분석팀 차장은 “대기업의 무역결제대금 예치와 기관투자가의 유로화 자산 투자 확대 등으로 2008년 12월 이후 최대 폭의 증가액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위안화예금도 한 달 동안 1억 달러가 늘면서 19억9000만 달러의 잔액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달러화·유로화·위안화 등을 모두 더한 7월말 현재 전체 외화예금 잔액 역시 662억3000만 달러로 10% 증가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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