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무기 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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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국의 리비아 폭격은 작전 면에서 보면 성공적인 것이었다.
미국의 우수한 전자전(electronic warfare)능력은 앞서 시드라만 공격에서도 입증된바 있었다.
그때 미국은 리비아의 미사일 초 계정 4척을 격침시키고 지대 공 미사일기지를 초토화하면서도 아무런 피해를 보지 않았다. 일방적이고 완전한 승리였다.
전자전은 흔히 3개 전자능력의 싸움으로 설명된다.
첫째는 전자정보(Electronic Intelligence). 전자파를 이용하는 통신·지휘·통제의 기기, 수색·경계 기기, 병기의 유도 기기 등 적과 아군의 실태를 파악하는 능력이다.
둘째는 상대방을 방해, 역용, 기만해서 아군을 유리하게 하는 대전 자 활동(ECM).
세째는 적의 대전 자 활동을 제거하고 아군을 옹호하는·활동(ECCM).
학자들은 이미 전신이 사용된 1844년과 무선통신이 발명된 1895년부터 전자전의 가능성이 예견됐다고 평가한다.
전자전의 첫 양상은 1905년 동해에서의 노일 해전에서 일본의 신농환이「적함 발견」의 암호무선을 보낸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그러나 60년대 들어 미국의 전략 정찰기 U-Z기의 격추 사건과 전자정찰함 푸에블로 호의 북한 나포, EC-121형 전자 정찰기의 격추사건으로 전자전의 실태와 중요성이 크게 부각됐다.
68년 소련군의 체코 침공 때는 소련군이 서구와의 국경지대에 광범하게 방해 편을 살포해서 전파를 방해, 나토의 감시망을 교란하고 기습 침공에 성공했다는 얘기도 있다.
베트남전쟁 때 대 전자 활동 면에서 우위에 있었던 미국도 제4차 중동 전에서는 소련 제 SA-6의 전자전 기습에 대응이 늦어 이스라엘 공군이 큰 타격을 받았다.
미국의 전자전 능력은 그런 경험을 토대로 비약적 발전을 보았다.
지금 미 공군의 F-14기는 1백70마일에까지 미치는 자체 레이더 탐지능력에 레이저, TV 추적장비는 물론 전파 교란장치까지 갖추고 지대 공 미사일보다 빠르게 달려들고 있다. 리비아군의 샘 미사일이 모두 빗나가고만 것은 당연하다.
물론 정보위성과 EA-6B 정찰기에 의한 사전 정찰 활동은 전자전 능력의 토대가 되었다.
85년 4월 영국의 포츠머드 전자전시회에 나온 미국의「다목적 전자전 지원장치」(MEWSG)는 바르샤바군의 항공기나 미사일이 발신하는 교신 음을 정확히 흉내내 적의 통신을 교란하는 속임수 장치의 위력을 보여주었다.
첨단 전자기술의 토대가 없는 군사력은 점점 무의미하게 되고 있다.

<고침>
어제 본 난의『…서울 명동』「멕시코」다방은 애독자의 제보에 따라『서울 종로2가』로 고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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