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주가 하락에 증권사들, "새우깡 이어 신라면 값도 올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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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주가가 나흘째 하락세다.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자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며 “라면 가격 인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17일 “농심의 2분기 연결 매출액(5272억원)과 영업이익(124억원)이 지난해보다 각각 0.4%, 48.7% 감소했다”며 “국내 라면 부문 매출 감소가 실적 부진의 주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라면업계 경쟁 심화가 지속하는 가운데 ‘짜왕’ 등 프리미엄 신제품 수요가 빠르게 하락했다는 것이다. 올 1분기까지 오름세를 보였던 농심의 라면 평균판매가격(ASP)은 2분기 들어 지난해보다 1.9% 하락했다. 한 연구원은 “지금으로선 ‘신라면’으로 대표되는 기존 라면 제품의 가격 인상이 이뤄져야 기업가치가 제고될 수 있다”며 목표주가를 65만원에서 55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최근 건면 신제품이 출시되면서 마케팅 비용이 늘어난 것도 실적 부진에 영향을 줬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 부진은 면류 매출 부진과 광고 선전비 증가 때문”이라며 “지난 2년간 분기당 평균 160억원 가량 쓰인 광고선전비가 211억원으로 늘어난 것도 부담요인이었다”고 지적했다.

현재 신라면은 짜왕의 절반 정도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가 지난 3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짜왕(1250원)과 맛짬뽕(1250원) 가격이 신라면(630원), 짜파게티(730원)보다 크게 높다.

하지만 당장 라면 가격이 인상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농심이 최근 스낵류 가격을 조정한 직후여서다. 지난달 농심은 새우깡과 양파링, 꿀꽈배기 등 스낵류 15개 브랜드 가격을 평균 7.9% 인상했다. 오징어집, 자갈치 등은 가격변동 없이 중량을 줄였다. 김승 SK증권 연구원은 “스낵가격 인상 효과는 내년부터 나타나게 될 것”이라며 “지속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국내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라면가격 인상이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17일 오전 11시 현재 농심 주가는 전날보다 4.95% 하락한 33만6000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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