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진해서 잠수정 수리 중 폭발 3명 사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국방부는 16일 경남 진해군항에서 수리 중이던 소형 잠수정(80t급)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3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당국자는 “함정 안에 축적돼 있던 가스가 폭발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세한 사고 경위와 원인은 부상자의 증언과 정밀 조사가 끝나봐야 알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사 이미지

16일 오전 경남 진해 해군 수리창에서 폭발 사고를 일으킨 특수 임무용 소형 잠수정. [중앙포토]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오전 8시30분쯤 점검 장소로 이동하려는 순간 발생했다. 군 관계자는 “해당 잠수정은 정기점검을 받기 위해 지난 5월 2일 해군 수리창에 들어왔다”며 “잠수정을 육지로 끌어올려 상가대(육상 거치대)에 거치한 뒤 바닥까지 점검하게 되는데 상가대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대기하던 부두에서 움직이려는 순간 폭발이 일어난 걸로 안다”고 말했다. 계류 중이던 부두에서 이동을 위한 점검 과정에 폭발이 발생했다는 얘기다

국방부 “내부 쌓인 가스 터진 듯”
점검 위해 육상으로 옮기다 사고

이날 사고로 기관장(엔진 총괄) 김모(25) 중위와 내연장(엔진 담당) 박모(45) 원사, 전기장(전기장비 담당) 공모(43) 상사 등 3명이 숨졌다. 사고 직후 공 상사는 현장에서 바로 숨졌고, 박 원사는 폭발 충격으로 인근 바다로 떨어져 실종됐다가 이날 오후 2시18분쯤 숨진 채 발견됐다. 심한 부상을 입은 김 중위는 진해 해양의료원에서 창원 삼성병원으로 이송했지만 끝내 사망했다. 폭발 당시 잠수정 마스트(잠망경과 통신 안테나 등이 있는 잠수정의 위로 튀어나온 부분)에 있던 잠수정 정장 이모(28) 대위는 어깨 골절 등으로 부산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폭발을 일으킨 잠수정은 정보사령부 등에서 유사시 적진 침투 등의 특수 임무를 위해 보유 중이었다. 그래서 군 당국은 이 잠수정의 운영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해당 잠수정은 1970년대 군 당국이 이탈리아에서 도입했으며 과거 ‘비둘기’라는 애칭으로도 불렸다. 이미 운영 연한인 30년을 훌쩍 지나 군은 이 잠수정의 퇴역을 검토 중이었다.

현재 사망한 3명의 시신은 진해 해양의료원에 안치돼 있으며 군은 유족들과 장례 및 후속 조치를 논의 중이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