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꾼 주식연계증권(ELS)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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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올 4월 국내 증시에 첫선을 보인 주식연계증권(ELS)이 주식 간접투자의 간판상품으로 떠오르고 있다. 상품의 종류도 다양해져 증시 상황이나 고객의 투자 성향에 따라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증권사들은 이달에 종합주가지수가 720선까지 달아오를 때까지 약 1조원 가량의 ELS를 판매했다. 이들은 대부분 주가가 오르면 수익을 내는 상승 수익형으로 연 7~9%에서 수익률이 확정됐다.

최근 증시가 조정양상을 보이자 금융회사들은 주가가 내려도 연 8~10%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ELS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주가가 꿈쩍하지 않아도 수익을 올리고, 원금에 연 3% 가량의 최저수익률을 보장해주는 상품도 나오고 있다.

주가가 올라야 이익을 낼 수 있는 주식투자와 달리 ELS는 증시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여도 이익을 낼 기회를 잡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보합 수익형=대한투자증권이 28일까지 모집 중인 'BULL후순위채 ELS'는 최저 수익 연1%를 보장하면서 만기에 주가지수가 가입 시점보다 떨어지지 않으면 연 8%를 지급한다. 6개월형을 구입했다면 만기가 되는 날에 원금과 연 8%의 이자를 받게 되는 것이다. 주가가 10% 이상 하락한 경우에도 최저수익 연 1%는 받을 수 있다.

농협중앙회가 판매하는 원금보존형 '디지털형 ELS펀드'도 펀드 설정일의 주가지수보다 떨어지지만 않으면 연 7%의 수익률을 확정했다가 만기에 원금과 함께 지급해준다.

◆하락 수익형=경제 전망을 종합해본 결과 증시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검토해볼 만한 상품이다. 주가가 내려야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이 판매하는 '미래에셋 ELS 채권 K6-1호'는 주가지수가 기준지수 대비 -19.9% 하락하면 연 8%의 수익을 지급한다. 하락률이 0~19.9%에 머무르는 경우에는 지수하락률의 40%를 수익으로 돌려주고, 하락률이 20%를 넘어도 원금은 보장된다.

이척중 대한투자증권 상품개발팀장은 "주가는 반드시 올라야만 돈을 벌 수 있지만 ELS는 주가가 내려도 돈을 벌 수 있는 주가지수 선물.옵션과 연계해 투자하므로 하락장세에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원금 알파형=대투증권이 28일까지 판매하는 '지수연동 30후순위채'는 만기까지 주가지수가 한번이라도 30% 이상 상승한 경우 연 3%의 고정수익을 지급하는 ELS다. 지수가 -10~29.9% 사이인 경우에는 상승률의 11%가 수익으로 지급되므로 최저 연 3~11.79%의 수익이 나오는 셈이다.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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