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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부산…내국인 카지노에 목매는 지자체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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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전북 새만금과 부산시에서 내국인 출입 카지노 도입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과 ‘폐해가 크다’는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국내 유일의 내국인 출입 카지노인 강원랜드가 있는 강원도는 ‘생존권 사수’를 외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지역경제 살리고 세수 늘리기
김관영 의원 법 개정안 발의키로
부산시도 북항 허용 정부에 건의
시민단체·강원도는 “신설 반대”

김관영(군산) 국민의당 의원은 17일 외국인 전용 카지노만 허용한 새만금특별법(63조)을 고쳐 내국인도 출입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개정안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새만금의 조기 개발과 활성화를 위해 복합카지노리조트 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 의원은 “싱가포르의 마리나베이샌즈 측이 9조원 을 투자해 내국인 출입이 가능한 복합카지노리조트 건설에 투자할 수 있다는 의향을 전달해 왔다”며 “리조트가 건설되면 고용 인원이 3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도박 중독 등 에 대해서는 “입장료를 10만원 수준으로 하고 출입 일수를 제한하는 등 규제를 강화하면 막을 수 있다”고 했다. 강원랜드 입장료는 9000원이다.

부산시도 내국인 출입 카지노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지난 10일 ‘규제프리존특별법 시·도지사 간담회’에서 부산항 북항 재개발지에 내국인 출입 카지노를 허용해 달라고 정부에 건의했다. 북항 재개발지는 미국의 카지노·리조트 전문개발업체인 샌즈그룹이 지난해 내국인 출입 카지노 설립을 전제로 5조원 규모의 투자 의향을 밝힌 곳이다. 부산시는 북항 재개발지에 복합리조트가 건설되면 생산유발 7조원, 소득유발 1조원, 고용유발 5만 명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지역 시민단체는 반대하고 나섰다. 이훈전 부산경실련 사무처장은 “부산에 경마·경륜이 운영 중이고 경정이 추진되는 마당에 내국인 출입 카지노까지 허용하면 부산은 도박 도시 이미지만 갖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이정현 사무처장은 “카지노가 관광산업이면 마약도 의약산업”이라며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강원도는 지역 정치권 전체가 들고 일어난 모양새다. 최문순 강원지사와 여야 국회의원들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당의 ‘새만금 내국인 카지노’ 추진에 대해 강력 반발했다. 이들은 “강원랜드는 단순한 카지노 산업이 아니다. 폐광으로 인한 지역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내국인 카지노를 2025년까지 독점적으로 허용한 것”이라 고 주장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도박 중독 등 사회적 부작용과 부정적 인식을 들어 내국인 카지노 신설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부산·전주=황선윤·김준희 기자 suyohwa@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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