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우니까 택시타자"…폭염에 단거리 택시족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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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심한 폭염 때문에 가까운 거리도 택시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신한카드가 낮 최고기온이 35도 이상이었던 8월 4, 5, 7, 8일의 소비 행태를 조사해 14일 발표한 결과다.

이 날 카드 사용자들이 택시를 타면서 결제한 액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5% 증가했다. 이용 회원 수의 증가율(10%)과 이용 건수의 증가율(9.8%)은 그보다 훨씬 높게 집계됐다. 신한카드 트렌드연구소 관계자는 “금액의 증가량보다 건수와 이용 회원 수가 더 높게 나타난 건 단거리 택시 이용자들이 많았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경향은 30대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30대는 이용 회원수(5.6%)와 건수(3.2%)는 늘었지만 취급액은 오히려 떨어졌고, 40대도 이용 회원 수(10.5%)와 이용 건수(9%)에 비해 취급액(1.8%) 증가율은 낮았다. ‘3040세대’가 짧은 거리의 택시를 많이 이용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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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신한 카드
※ 8월 4, 5, 7, 8일 기준. 2015년 대비 2016년 증감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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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신한 카드
※ 8월 4, 5, 7, 8일 기준. 2015년 대비 2016년 증감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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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신한 카드
※ 8월 4, 5, 7, 8일 기준. 2015년 대비 2016년 증감률

카드이용자들은 또 폭염으로 때문에 아이스커피 등 음료를 자주 마셨지만 비싼 음료는 선호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카페업종에서의 이용 회원 수(11%)와 이용 건수(12.7%)는 크게 증가한데 비해 취급액은 6.4%느는데 그쳤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음료를 판매하는 카페가 늘었거나, 음료를 자주 마시는 만큼 지난해에 비해 저렴한 음료를 선택하는 사람이 많았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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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신한 카드
※ 8월 4, 5, 7, 8일 기준. 2015년 대비 2016년 증감률

특히 평소 카페를 자주 이용하던 젊은 층보다 ‘5060세대’에서 카페 이용 회원 수와 이용 건수의 증가율이 높게 나타났다. 60대 이상에서 이용자 수와 건수는 29.7%씩 늘었고, 결제 금액도 19.8%나 증가했다.

백화점과 편의점 등 잠시 더위를 피할 수 있는 곳에서의 소비도 증가했으며, 인터넷쇼핑과 배달·분식 업종도 지난해 동기보다 이용 회원 수, 이용 건수, 취급액 모두 늘었다. 무더위에 집안에서 쇼핑과 식사를 해결하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의미다. 반면 노래방·PC방·당구장 등은 이용 회원과 이용 건수가 늘었지만 매출액은 8.9% 감소했다. 더위를 피해 이들 매장을 방문한 사람들이 늘었지만 체류 시간이 짧아 매출 증대 효과는 없었다는 의미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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