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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럭셔리 가전 확대…미국 업체 데이코 인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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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삼성전자가 미국의 고급 가전업체 데이코(Dacor)를 인수했다.

투자금액 1억달러 이상 추정

삼성전자는 “북미 지역에서 럭셔리 제품의 라인업을 확대하고 전문 유통망을 확보하기 위해 데이코를 인수했다”고 11일 밝혔다. 인수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1억달러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해외 생활가전 업체를 인수한 것은 2009년 폴란드 아미카(Amica) 인수 이후 약 7년 만이다.

데이코는 1965년 설립된 가족기업으로 비상장사다. 창업주 가족 구성원 3명이 모두 미국 주방·욕실관련 협회인 NKBA (The National Kitchen & Bath Association)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전통과 명성을 쌓아온 회사다.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지에 주로 제품을 판매하며 1300개 이상의 딜러 쇼룸을 확보하고 있다. 레인지·오븐·쿡탑·후드·식기세척기 등으로 구성된 주방 패키지의 가격이 2만 달러(2200만원)를 넘는다.

데이코는 지난 2014년에는 120년 전통을 가진 프랑스의 요리 전문학교 르꼬르동블루가 실시한 럭셔리 조리기기 평가에서 가장 우수한 점수를 받았다. 이후 르꼬르동블루가 데이코에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먼저 제안해와 현재 협업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번 인수합병(M&A)은 북미 가전시장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입지를 강화하면서 동시에 B2B(기업간거래)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트랙라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글로벌 생활가전 시장의 최대 격전지인 북미에서 지난 2분기에 5대 생활가전 시장점유율 16.7%를 기록, 1위를 차지했다. 미국 생활가전 시장은 연 평균 4% 성장해 2020년 300억달러(32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윤부근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부문 대표이사는 “미국 럭셔리 가전브랜드를 확보함으로써 주택·부동산 시장에 본격 진입할 수 있게 됐다”며 “유통 인프라 구축, 인력 확충 등 지속적 투자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6월 미국의 클라우드 서비스업체 조이언트, 캐나다 디지털광고 스타트업 애드기어를 인수한 바 있다.

박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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