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실용과 멋"…식탁에 자리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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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도자기가 「보는 것에서 쓰는 것」으로 생활화되고 있다. 그동안 상류층의 실내장식용 혹은 재산 투자가치로서 인식되어왔던 청자·분청촵백자촵도자기가 우리조상들이 일상의 생활용기로 애용했던 것처럼 일반 가정의 식탁에 반상기나 다기등으로 올라 본래의 용도가 새삼 각광을 받고 있다.
「생활의 경제적 여유」와 「문화의식 고취」등으로 83년초 서서히 보급되기 시작한 생활 도자기는 「외국인에게 우리 것을 알리자」는 86, 88등 굵직한 국제대회들을 앞둔 탓인지 지난해부터 일반가정에 까지 크게 붐을 이루고 있다.
생활 도자기의 대중화 현상에 대해 신세계·롯데등 백화점 판매담당자들은 『보급 초기엔 일부 부유층이나 고급 요식업소·의국인등이 주고객이었으나 이제는 실생활 용도를 위한 30∼40대 중류층 주부들이 60∼70%를 점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비용이 부담스런 경우 낱개로 장만하는 주부도 많다』고 전한다. 이들에 따르면 86년 현재의도자기 매출액은 83년 초에비해 5∼6배의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도예가 김익영교수(52·국민대)는 『앞으로 수제품의 너그럽고 소박한 멋을 최대로 살리는 한편 필요한 공정을 기계화한 저렴한 가격의 생활 도자기가 대량 보급될 전망이며 「국민식기의 도자기화」도 멀지 않았다』고 내다봤다.
생활 도자기를 취급하는 곳은 각 백화점, 인사동등 도자기 가게및 개인전시장, 남대문· 동대문시장등 서울에만 2백50군데나 되고 전문점만도 30여개다.
생활 도자기 가격은 작가의 유명도에 따라 천차만별.
대종을 이루는 생활 도자기의 일반적인 가격을 보면 7첩 반상기가 10만∼20만원선인데 쓰임새를 위해 가짓수를 가감할 경우 가격이 많이 달라진다.
이외에 커피 세트(잔 6개, 설탕·프림기 각1개)는 3만5천∼6만원, 다기세트(잔 5개, 주전자 1개)는 4만∼8만원. 접시는 개당 3천∼1만2천원, 대접은 개당 3천∼5천원, 물컵은 개당 2천∼7천원등이다.
근래 취미생활을 통해 생활 도자기를 직접 만들어 쓰는 주부들 많이 늘어나고 있다. 요즘 생활 도자기 마련을 의한 주부들의 각종 계모임도 아주 성행하고 있다.
이같은 여성들의 관심에 부응해 이천등지의 일부 도자기요에서는 주부들의 생산지 염가 구매를 위한 차편을 마련해 주고, 평범한 모양의 초벌구이에 방문자들이 원하는대로 문양·색깔등을 넣을수 있도록 하는 등 현장판매 촉진에도 열을 울린다. <고은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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