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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2016] 미 펜싱 무하마드, 성조기 마스크 벗으니 히잡 머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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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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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펜싱 여자 사브르 16강전. “USA”를 외치는 미국 응원단의 함성에 카리오카 경기장이 떠나갈 것 같았다. 경기에서 진 선수가 성조기를 새긴 마스크를 벗자 응원은 더 커졌다. 미국 선수론 처음으로 히잡을 쓴 채 올림픽에 출전한 이브티하즈 무하마드(31·사진)였다.

미국 뉴저지주의 이슬람 이민 가정에서 태어난 무하마드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히잡을 쓰고 생활했다. 여러 스포츠 종목에 재능이 있었으나 전신 운동복 안에 히잡을 쓸 수 있는 펜싱을 선택했다. 세계랭킹 8위로 금메달 후보는 아니었지만 무하마드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은 대단했다. 잇따른 테러로 미국 내에서 반(反)이슬람 감정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지난 4월에는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무하마드의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

무하마드는 “경기 결과가 실망스럽다. 그러나 나로 인해 미국이 더욱 다양해질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사람들은 내가 히잡을 강제로 쓰는 줄 알지만 히잡은 나를 자유롭게 한다. 전 세계 무슬림의 삶이 조금이나마 편해졌으면 좋겠다. 특히 무슬림에 대한 미국인의 시선이 변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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