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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파원J] 윤진희 "도쿄도 함께 가자는 남편 말에 때릴 뻔 했어요"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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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톡파원J입니다.

8일(한국시간), 지구 반대편에서 또 하나의 반가운 메달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주부 역사' 윤진희 선수가 여자 역도 53kg 경기에서 기적 같은 동메달을 따냈습니다.

장미란, 사재혁 선수 등이 빠져 한국 역도 침체기 아니냐는 시선이 많았는데, 그야말로 '깜짝' 메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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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희 선수가 용상 경기에서 힘차게 바벨을 들어올리고 있다. [사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윤진희 선수는 8일(현지 시간) 코리아 하우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깜짝 발언도 쏟아냈습니다. "혹시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참가하실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안 그래도, 남편이 저에게 그 얘기를 꺼냈는데 정말 때릴 뻔 했다. '도쿄' 얘기 나오자마자 당수로 그냥 확!"이라고 답했죠.

유쾌한 답변에 모두들 한바탕 웃었습니다. 윤 선수는 또 소감을 묻는 질문에 "8년간 꾸준히 로또를 사왔는데 당첨된 기분이었다"며 "운동을 그만두고 공백이 컸기 때문에 기쁨이 배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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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희 선수는 기자회견에서 시종일관 밝은 모습으로 기자들을 맞았다. 김기연 대학생 기자

윤진희 선수의 메달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20대 초반(22세)이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해 은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선수 인생의 화려한 출발이었지만 윤 선수는 이번에 딴 동메달이 더 값지다고 했습니다.

윤진희 선수는 2011년에 4살 연하의 역도 후배 원정식 선수와 결혼을 했습니다. 그리고 2012년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깜짝 은퇴를 선언하죠. 어린 나이에 은메달을 따니 동기부여가 부족했다고 해요. 그리고 두 아이 라임(4)이와 라율(2)의 엄마가 됐습니다.

윤 선수의 남편 원정식 선수는 이날 밤(한국시간 9일 밤)에 남자 69kg 경기에 출전합니다. 좌절을 딛고 일어서 출전하는 경기이니 만큼 아내의 좋은 기운을 받아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좋겠네요. 톡파원J가 함께 응원하겠습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베이징에서 은메달을 땄을 때가 20대 초반이었고 지금은 30대에요. 느낌이 다를 것 같습니다.

"베이징때는 준비를 굉장히 철저히 해서 메달을 예상하고 있었어요. 지금만큼 큰 기쁨이 아니었죠. 이번 올림픽 준비할 때 부상도 있었는데 부상을 딛고 좋은 결과가 나와서 오히려 더 기쁩니다."
역도를 접었다가 다시 시작하셨어요. 이 결정은 어떤 의미였나요?
“남편의 부상 때문이었어요. 남편이 2014년 아시안게임에서 경기도중 쓰러지고 들것에 실려 나왔어요. 부상 이후 매일 좌절에 빠져있던 남편을 보고 그 재능을 썩히는 게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죠. ‘밑바닥부터 다시 정상에 서보자’라고 이야기했고 함께 다시 시작하게 됐어요.”
아이들의 어머니로서 운동을 하셨는데, 훈련과정에서 어려운 것들이 뭐가 있을까요?
아이들과 떨어져 있는 것이 너무 힘들죠. 모성애가 있잖아요. 이렇게 멀리서 떨어져 훈련을 하는데 한번이라도 더 들어야겠다는 심정으로 훈련에 임했어요. 결국 좋은 결과가 있어 만족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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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진희 선수가 대표팀 동료이자 남편인 원정식에게 동메달을 걸어주고 있다. [사진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메달을 따고 남편이랑 만나셨나요?
경기 끝나고 선수촌을 남편과 산책했어요. 남편이 아직도 믿겨지지 않는다고 저를 자꾸 꼬집었어요.(웃음) 내 경기는 잊고 남편의 시합에 집중할 수 있게 서로 격려했어요.
혹시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참가하실 생각 있으신가요?
안 그래도, 남편이 저에게 그 얘기를 꺼내는 거예요. 도쿄 같이 가자고. 정말 때릴 뻔했어요. ‘도쿄’얘기 나오자마자 당수로 그냥 확!(웃음)

◇리우 취재팀=윤호진ㆍ박린ㆍ김지한ㆍ김원 중앙일보 기자, 피주 영 일간스포츠 기자, 이지연 JTBC골프, 김기연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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