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지중해 느낌 ‘물씬’…고급스러운 외관의 목조주택

[중앙일보조인스랜드기자]

시흥 김영남씨 부부의 스위트 홈

신도시나 택지개발지구처럼 공공이 계획적으로 조성하는 도시에는 공동주택, 단독주택 등이 조화롭게 들어선다.

이 같은 공공택지 안의 단독주택지는 구획 정리가 잘 돼 있고 기반공사가 마무리된 상태로 분양한다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이 용지를 분양 받은 건축주는 기초 토목공사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2010년 시흥능곡지구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한 김영남씨 부부 역시 공공택지의 땅을 분양 받은 덕에 기초공사비를 절약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공사에 들어가면서부터 비용 문제에 부딪쳤다. 건축주 김씨 부부에게는 이미 출가한 자녀가 있었는데 김씨 부부가 원하는 건축 스타일은 젊은 아들 부부에게는 성에 차질 않았다.

아들 내외는 이미 건축박람회를 여러 차례 다니면서 공부했기 때문에 건축소재나 공법에 대한 지식이 풍부했다.

문제는 건축자금과 눈높이의 차이였다. 원하는 소재에 맞추다 보면 예산이 초과되고, 건축비를 낮추다 보면 건축주가 원하는 집을 지을 수 없었다. 적절한 선에서 조율이 필요했다.

우선 건축주가 꼭 하고 싶은 디자인과 소재를 먼저 선택하고 차순위 것들은 하나하나 건축비에 맞춰 등급을 조정해나갔다.

상의 끝에 김씨 부부는 외관 디자인에 더 힘을 싣기로 결정했다. 언제라도 변경할 수 있는 내부 인테리어는 마감재 등급을 낮춰 건축비용을 맞추기로 했다.

외관은 스페니쉬 기와로 집주인의 고급스러운 취향 담아

중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의 주택을 원하는 건축주의 취향에 맞춰 외관은 파벽돌과 스타코플랙스 그리고 스페니쉬기와를 주소재로 사용했다.

지중해풍 스타일의 스페니쉬기와는 고급스러운 마감을 원하는 건축주들이 최근 선호하고 있는 마감재다. 스타코플랙스 역시 수입제품으로 고급 마감재로 분류된다. 기존에 주로 사용 하던 드리이비트와는 달리 오염에 잘 견디고 탄성이 있어 목조주택에는 가장 적합한 소재 중 하나다.

외관을 고급스럽게 설계한 대신 내부 인테리어에서 소재나 시공방법을 변경해 단가를 낮췄다.

내부 인테리어 눈 낮춰 건축 비용 절감

먼저 페인트 몰딩에서 랩핑(mdf) 몰딩으로 변경해 공사비를 700만~800만원 정도 절약했다. 몰딩이란 천장과 벽이 만나는 모서리, 가장자리 등에 미관상 설치한 띠 형태의 마감재다. 이때 몰딩을 페인트로 마감하면 시간과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시트지(PVC)를 접착 처리한 랩핑 몰딩 보다 시공비용이 올라가게 된다.

이 밖에도 욕실의 타일 등급을 낮추거나 계단에 들어가는 소재를 고급 수종에서 집성목으로 바꿔 설계해 건축비를 아꼈다.

이렇게 내부 인테리어의 마감재를 바꿔 절약한 공사비용이 약 3000만원 정도다. 이 주택을 짓는데 들어간 총 건축비는 3.3㎡당 약 410만원이다.

이혜진 기자 hj8315@joongang.co.kr

전문가 Tip
건축비 절약하려면…치밀한 사전준비 필요

전원주택을 싸게, 잘 지으려면 그만큼 사전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 가급적 공사 착공 전 충분한 시간을 갖고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는 게 좋다.

시흥 김영남 씨 부부의 경우 이런 점을 간과했다가 건축 과정에서 애를 좀 먹은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자금계획을 잘 짜야 한다. 주택 건축에 들어갈 비용에 대한 전체적인 예산을 본인의 자금력 범위 안에서 미리 정확하게 세워둔다. 이때 자금계획은 시공업체와 충분히 의논한 뒤 공정표를 수립해 짠다. 전원주택은 대개 설계·기초공사·골조공사·창호공사·지붕공사, 외부 방습지설치·전기공사·설비공사·외장공사·단열공사·내장공사·욕실방수공사·싱크가구공사·데크공사·도장공사 순으로 짓는다. 이를 날짜별로 정확히 적어놓은 것이 바로 일종의 건축 로드맵인 공정표다.

건축주들은 전원주택을 지을 때 이 공정표에 나온 날짜에 맞춰 건축비를 지급하게 된다. 이때 건축 공정별 자금 배분은 설계·감리비 5%, 골조공사비 35~40%, 설비공사비 10~15%, 마감공사비 40~45%의 비율로 한다.

전체적인 건축비 배분 계획이 세워지면 이를 바탕으로 각 공정마다 동원해야 할 자재의 구체적인 수량과 가격, 공사기간을 미리 정확히 계산해 둔다.

그러면 쓸데없는 비용 지출을 줄일 수가 있다.

김경래 OK시골 대표 (1577-9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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