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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조회 실험에도 새로운 입자 발견 못해…'신의 입자' 없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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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입자물리연구소가 운영하는 거대강입자가속기의 모습. 양성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할 수 있다. [CERN]

지난해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가 발표한 새로운 입자 발견 소식은 계산 착오로 결론났다. CERN은 “새로운 입자로 볼 수 있는 신호는 우연히 나타난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지난 3일부터 미국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고에너지물리학술대회에서다.

CERN은 지난해 12월 거대강입자가속기(LHC)를 통해 지금까지 물리학계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입자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CERN의 발표에 물리학계는 흥분했다. 새로운 입자 발견에 따른 후속 논문 수 백편이 뒷따랐다. 힉스 입자를 만드는 입자라는 의견도 있었고 중력을 만들어내는 중력자라는 주장도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논의가 의미 없는 것으로 결론났다.

물리학자들이 새로운 입자 발견에 흥분한 건 LHC의 성능 때문이다. 지하 100m에 설치된 LHC는 길이만 27㎞에 달하는 원형 터널이다. 양성자를 서로 반대 방향으로 쏴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시키다 충돌시킨다. 이 과정을 통해 양성자 입자가 쪼개지면서 다양한 입자가 만들어진다. 2012년 힉스를 발견할 당시엔 8TeV(테라전자볼트)의 에너지로 충돌시켰다. 이후 성능을 13TeV로 높였다. 성능이 개선된 만큼 지금까지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입자가 나올 것으로 물리학자들은 기대했다.

CERN 연구자들이 발표한 새로운 입자가 사실이라면 물리학 교과서를 새로 써야할 정도로 놀라운 발견이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올해 5~7월 1500조회 이상 진행된 실험에서 새로운 입자를 확인하지 못했다. 결국 새로운 입자 발견은 없던 일이 됐다. 학술대회에 참석한 물리학자들은 “이번에 축적된 대량의 데이터로 향후 새로운 입자 발견에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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