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삼성보다 앞서 홍채 인식 장착한 MS '루미아'는 왜 실패했을까

중앙일보

입력

기사 이미지

세계 최초로 홍채 인식을 장착한 루미아 950의 모습. 마이크로소프트가 2015년 발표했지만 흥행에 실패했다.

홍채 인식을 최초로 도입한 스마트폰은 무엇일까?

“갤럭시노트 7”으로 알고 있다면 당신은 틀렸다. 홍채 인식을 최초로 도입한 ‘원조 홍채 스마트폰’은 마이크로소프트가 2015년 10월 발표한 루미아 950, 950XL이다. 홍채 인식을 스마트폰에 적용한 것에선 마이크로소프트가 삼성보다 앞섰던 셈이다.

루미아 950XL은 마이크로소프트가 노키아를 인수한 뒤 발표한 프리미엄 폰이었다. 루미아 950XL은 5.7인치 2560x1440 해상도의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여기에 옥타 코어 스냅드래곤 810 프로세서와 3340mAh 배터리를 장착해 당시로선 최고 성능을 자랑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루미아 950과 950XL에 장착한 홍채 인식 기능을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일종의 '전략 무기'였다. 사용자가 홍채를 등록하면 스마트폰이 이를 자동으로 인식해 휴대전화 잠금을 풀 수 있었다.

루미아 950은 왜 성공하지 못했을까? 우선 홍채 인식에 걸린 시간은 2초 정도로 갤럭시노트7에 비해 느렸다. 언론에 공개된 리뷰에 따르면 갤럭시노트7의 홍채 인식 시간은 1초 정도로 짧다. 루미아와 갤럭시노트의 홍채 인식 시차는 1초 정도에 불과하지만 소비자들의 체감은 이보다 길었다. 햇빛이 강한 곳에서 홍채 인식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도 사용자들이 제기한 불만 중 하나였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루미마 950과 950XL의 운영 체제로 윈도우 모바일을 택한 게 홍채 인식을 최초로 도입했음에도 큰 주목을 끌지 못한 원인이란 분석도 있다. 넷 애플리케이션에 2015년 12월 기준으로 전세계 모바일 OS 점유율은 안드로이드(Android)가 56.3%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애플 iOS가 35.4%이고, 윈도우 모바일은 2.6%에 불과하다. 그만큼 휴대전화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 생태계가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다는 의미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