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화중계했다가…NBC 올림픽 미국 시청률 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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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리우 올림픽이 시작됐지만 '장사 개시'가 시원찮다. 블룸버그 통신은 “NBC가 독점 중계한 리우 올림픽 개막식의 미국 지역 시청자수가 4년 전 런던대회보다 35% 정도 줄었다”고 7일 보도했다. 이번 리우대회 개막식의 미국 지역 시청률은 17.2%(닐슨미디어 기준)였다. 모두 2650만 명이 개막식을 봤다. 반면 4년 전 런던 대회 개막식 시청률은 23%였다. 리우 대회보다 5.8%포인트 높다. 두 대회 모두 NBC가 독점 중계했다.

시청률 하락은 NBC가 자초한 결과란 분석이 우세하다. NBC는 광고 수입을 극대화하기 위해 개막식 생중계를 하지 않았다. 지역마다 차이가 있지만 개막보다 1시간 정도 늦은 시간에 녹화 중계했다. 주요 미국 도시의 ‘핵심 시청시간(프라임 타임)’에 맞추기 위해서였다. 또 NBC는 개막식을 온라인으로도 중계했다. 인터넷 시청자를 위해 사상 처음으로 한 시도였지만, 텔레비전 시청자를 감소시킨 요인으로 분석됐다.

NBC는 비상이다. NBC는 4년전 런던대회부터 2032년까지 6차례 올림픽을 미국 지역에 단독 중계하기로 하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121억5000만 달러(약 13조5000억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올림픽 한 차례당 20억 달러 남짓이다.

톰슨로이터는 “NBC가 미국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육상과 수영, 체조 등에서 시청률을 높일 수 있다”며 “하지만 개막식 흥행에 실패해 NBC가 여차하면 손해를 볼 수 있다”고 전했다.
NBC는 광고주에게 일정 시청률을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준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청률이 기준보다 낮으면 NBC는 광고주에 공짜 광고 기회를 주기로 계약했다.

NBC는 런던대회 중계로 1억2000만 달러의 이익을 거둬들였다. 또 경쟁사인 CBS와 시청률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했다.

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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