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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이 주목하는 인스타그램 출신 미국 청년 자문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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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7년 미국 유엔 청년 자문관으로 선발된 니콜 페레즈.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근무하고 있다. [사진 미국유엔협회]

유엔 본부가 있는 미국 맨해튼 외교가에서는 최근 한 미국 여성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매년 5월에 선발해 여름부터 1년간 선발하는 ‘미국 청년 유엔 자문관(U.S. Youth Observer to the United Nations)’에 뽑힌 니콜 페레즈(Nicol Perez)라는 20대다.

볼리비아 동부 산타크루스(산타크루스 데 라 시에라) 출신인 페레즈는 7세 때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교육이나 경제적 여건이 나은 미국으로 떠난 ‘맹모삼천지교’ 같은 결정이었다. 다른 이민자 가정처럼 페레즈의 부모 역시 미국 정착과 자녀 교육을 위해 온힘을 쏟았고, 결국 니콜은 지역의 명문 주립대인 플로리다대에 진학했다.

플로리다대 재학 기간 동안 페레즈는 학생들이 운영하는 비영리기구(NPO)인 ‘국제 영양(Nourish International)’의 회장을 맡았다. 니콜은 또 친구 3명과 함께 과테말라의 수도 과테말라 시티에서 싱글맘들을 위한 ‘경영자 수업’을 열었다. 가난과 양육 두 가지 문제로 고통받는 싱글맘들이 스스로 사업을 꾸려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후 페레즈는 ‘사회적 선(social good)’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한 학기 동안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양 농장을 운영하며 현지 주민들의 생계 지원을 돕는 학내 프로그램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을 창안했다. 그 덕에 과테말라에서 ‘빼어난 리더십 상(outstanding leadership award)’을 받기도 했다.

대학 졸업 후 니콜은 네덜란드 소재 글로벌 NPO ‘에낙투스(Enactus), 미국계 여론조사 및 소비자 동향 분석기관 닐슨을 거쳐, 현재는 인스타그램에서 마케팅 및 홍보 담당자로 일하고 있다. 이민자 가정 출신으로 제3세계와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활약상이 미국은 물론 유엔 전문가들의 공감을 얻어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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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6년 미국 유엔 청년 자문관 도냐 나세르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만나는 모습. [사진 미국유엔협회]

지난 2013년부터 진행된 이 프로그램은 미국 청년의 목소리를 유엔 정책에 반영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개설됐다. 미 국무부와 미국 유엔협회가 공동으로 선발을 한다. 미국 전역에 있는 청년(18~25세) 중 매년 1명이 뽑힌다. 이들은 반기문 유엔사무총장과 만남을 하면서 청년 정책을 제안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이들은 또 각종 유엔 청년 회의에서 미국 정부를 대표해 활동하고, 미국과 유엔 사이의 가교 역할도 맡는다.

선발 조건은 매주 5~10시간을 자문관 활동에 할애하는 것은 물론이고 미 전역을 별도로 돌면서 활동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미국을 대표하기 때문에 해외 활동비(비행기표 등) 등은 모두 미국유엔협회에서 지급된다. 또한 소셜미디어와 신문, 방송과의 적극적인 교류 능력도 필수다.

이현택 기자 mdf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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