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스포츠서 한국은 "봉"인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88서울울림픽을 앞두고 각 국제경기연맹들이 한국에 국제대회 개최권을 부여하면서 무리한 재정부담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또한 국내경기단체도 공산권초청, 국제경험축적을 위해 국제대회를 유치, 지나친 경비를 쓰고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은 명년 4월 서울에서 열기로한 제2회 월드컵국제마라톤대회 소요경비부담 문제를 놓고 대한육상경기연맹과 이견을 보여 이문제가 원만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대회 개최를 포기하게 될지도 모른다.
한국은 지난해 7월 아테네에서 열린 IAAF이사회에서 IAAF가 경비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월드컵국제마라톤대회를 서울에서 개최키로 합의했었다.
따라서 지난해말 IAAF의 관계자가 내한, 대한육련측과 소요경비를 협의한 결과 80만달러(한화 약7억2천만원)로 의견을 모았으나 최근 마드리드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IAAF측은 한국측에 50만달러(약4억5천만원)만을 지원할 것을 제시, 한국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않는한 나머지를 한국이 부담해야할 입장이다.
대한육상연맹측은 이같은 IAAF의 터무니없는 제시에 대해『대회는 잘 치르라고 하면서 경비는 절반정도만 부담하겠다는 것은 한국을 봉으로 알고 하는 처사』라고 반박하고 최소한 80만달러선에서 합의해야 될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서울에서 처음 열린 국제배구연맹(FIVB)컵 국제배구대회를 금년에도 11월중 개최예정이나 대한배구협회는 과중한 경비부담으로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지난해 FIVB는 코리아컵대신 연맹컵을 기증하면서 공인료로 25만스위스프탕(한화 약1억1천만원)을 요구했으며 결국 한국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공인료와 상금24만스위스프랑및 참가팀의 왕복항공료까지 부담했었다.
대한배구협회는 금년에는 경비사정을 고려, 여자부대회만 개최할 것을 계획중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