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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아태사령관 "IS 전쟁 아시아·태평양으로 옮겨갈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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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해리스 미국 신임 태평양 사령관 [사진공동취재단]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 국가(IS)’와의 테러 전쟁이 머지않아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미국 태평양사령부 해리 해리스 사령관이 밝혔다. 해리스 사령관은 지난달 27일 일본의 민간 싱크탱크 ‘일본재건 이니셔티브(RJIF)’ 초청 연설에서 시리아ㆍ이라크ㆍ아프가니스탄ㆍ리비아에 이어 아태 지역이 IS와의 다섯 번째 전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미 군사 전문 매체들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군은 최근 리비아의 IS 거점 지역인 시르테에 대규모 공습 작전을 개시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평소 아태 지역에 미군의 전략적인 재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는데 IS 역시 이 지역에서 균형 맞추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아시아로 확장하는 IS 세력을 ‘질병’으로 규정하고 “IS가 아시아에 암처럼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반(反) IS 동맹국들이 함께 해야 한다. 우리는 이 질병을 박멸할 것이고, 그래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사령관은 IS 세력 확장이 우려되는 나라로 이슬람 인구 비중이 높은 방글라데시를 꼽았다. 올해 6월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외국 공관 밀집지역에서 IS 연계를 주장하는 무장 괴한들이 인질극을 벌여 일본인 7명과 미국인 1명 등 20명의 외국인이 사망했다. IS는 사건 직후 배후를 자처하며 "십자군 국가들의 국민들을 겨냥했다"고 발표했다.

 필리핀 남부 섬인 민다나오와술루, 바실란도 위험 지역으로 분류된다. 지난 4월과 6월 민다나오에 근거지를 둔 이슬람 극단주의자 아부 사야프가 캐나다 국적 관광객 2명을 참수하는 영상을 잇따라 공개했다.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도 올해 1월 IS 추종 세력으로 추정되는 괴한들이 연쇄 테러를 일으켰다.

미국 안보컨설팅회사 수판그룹에 따르면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IS 조직원 중 인도네시아 출신은 700명, 중국 출신 300명,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출신은 각각 100명으로 추산된다.

중동 전문가인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IS가 원하는 것은 공포의 확산을 통한 존재감 과시”라며 “유럽발 테러가 빈번해지면서 향후 아시아로 거점을 옮겨가리란 것은 예상된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슬람 인구가 높으면서 공권력의 통제력이 약한 나라가 IS의 거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서정민 한국외대 교수는 "유럽이 경계 태세를 강화하면서 풍선 효과로 IS 추종 세력이 아시아로 넘어 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테러에 움츠린 유럽=연이은 테러에 휴가 시즌에 돌입한 유럽은 국외 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자국 내에서 휴가를 즐기는 ‘스테이케이션족(Stay+vacation族)’이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일 영국 런던 한복판에서 칼부림 사건이 벌어져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다쳤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날 밤 런던 러셀 광장에서 소말리아 출신 노르웨이 국적의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미국인 여성 한명이 사망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정신 질환을 앓고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시내에 600명의 무장경찰을 추가배치했다. 현재 2800명의 무장경찰이 대테러 작전에 투입됐다.

스페인 북동부 휴양도시 플라챠다로에서는 지난 2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모인 플래시몹을 테러로 오인해 주민 수십 명이 긴급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플래시몹을 주최한 독일인 여성 5명이 공공질서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런던=고정애 기자,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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