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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척' 민랜드 KCC에 둥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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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워드 찰스 민랜드(30.사진)가 21일(한국시간) 미국 시카고 근교 스코키에서 벌어진 2003년 한국농구연맹(KBL)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KCC 이지스에 지명됐다.

1m95㎝.1백10㎏의 민랜드는 세인트 존스대 출신으로 프랑스와 이스라엘 리그에서 활약했다. 1999~2000시즌 프랑스리그에서 경기당 10.6득점.6.8리바운드를 기록했고 이스라엘 리그에서는 2001~2002시즌 경기당 22.6득점.8.6리바운드로 득점 1위, 2002~2003시즌 경기당 25.2득점.8.1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시즌.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를 휩쓸었다.

민랜드는 "훈련 경기 첫날 발목을 다쳐 지명되지 못할까봐 걱정했는데 1순위가 돼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민랜드는 "당연히 다음 시즌 챔피언에 도전하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몇몇 감독은 "KCC 신선우 감독이 민랜드를 잡기 위해 지난 시즌 일부러 최하위를 했다고 말했다"며 오랜 시간을 두고 조사.분석해 확신을 갖고 뽑은 선수일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번 드래프트에서는 한국에서 활약한 경험이 있는 선수가 9명이나 지명됐다. KCC와 SK 빅스에서 뛰었던 조니 맥도웰(32)은 모비스 오토몬스에 지명돼 무려 일곱 시즌을 쉬지않고 뛰게 됐다.

각 팀은 키가 크고 파괴력이 뛰어난 대형 포스트맨보다는 적당한 키에 스피드와 테크닉이 좋고 팀 플레이에 능한 선수를 선호했다.

가장 낭패를 본 팀은 삼성이었다. 삼성이 1라운드 5순위로 지명한 셸리 클라크는 사이닝 보너스 1만달러(규정은 5백달러)와 매월 3개월의 추가 급여(규정은 월 1만달러)를 요구, 삼성이 거부하자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고 시카고를 떠났다.

구단들 사이의 여론은 "모 구단과 가계약을 체결하고 돈도 받아쓴 클라크가 무리한 조건을 제시해 계약을 거부했다"는 것이었다. 클라크가 다른 팀과 사전에 입단 약속을 한 선수인 줄을 알면서도 가로채려 한 삼성도 신사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자 드래프트 관련 규정이나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받았다. SBS 스타즈의 고문 자격으로 드래프트를 지켜본 방열 경원대 교수는 "미리 찍어둔 선수를 뽑는 드래프트라면 자유계약과 다름없다. 그렇다면 자유계약제를 도입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스코키=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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